대구 41개 시민단체, 4월 인혁당 조작사건 31돌 추모행사
창작 추모곡 발표등 문화행사 다채…뮤지컬 제작도 추진
창작 추모곡 발표등 문화행사 다채…뮤지컬 제작도 추진
“여기 이 땅서 우러러 산다는 것/절망이자 치욕이던 날이 있었다/…어딨느냐 거짓이, 어딨느냐 꽃같은 이/…그 뜻 살아 시퍼렇게 눈 뜬 인혁의 굳센 넋이여.”
대구지역 예술인들이 인혁당 추모 창작곡을 만들어 오는 4월 추모제 때 발표한다. <어딨느냐 꽃같은 이>라는 제목의 이 추모곡은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김윤곤 시인이 노랫말을 썼고, 민족예술인 총연합 이상만(작곡가) 이사가 곡을 만든다. 노랫말은 “인혁열사 모진 고문 사형 판결 몇 시간 만에 여덟 분 열사의 목숨에 오랏줄 거니/세계 역사는 이 날을 두고 두고 치떨며…”등 고문과 재판과정 및 희생자들의 민주와 평화, 통일에 대한 염원을 3절의 가사에 담았다. 전주와 간주, 후주 사이에 들어가는 가사를 포함해 곡 길이는 모두 15분에 이른다.
이 곡은 다음달 1∼9일 대구 2·28 공원 일원에서 거행될 올해 4·9 인혁당 열사 추모행사에서 발표된다. 추모제 준비위원회는 이 기간을 ‘인혁당 31주기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강연회, 사진전 등 각종 문화행사를 연다. 특히 8일 저녁 7시에는 추모곡 공연과 1975년 4월 8일의 인혁당 재판을 재연한 연극,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대구지역의 4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4·9열사 추모제 준비위원회 김찬수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인권 차원에서만 접근했던 인혁당 열사를 대구지역 양심세력의 정신적 지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번 추모제와 추모곡 창작도 이 연장선에서 준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모제 준비위원회와 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회는 이 추모곡을 시작으로 창작활동을 계속, 인혁당 조작사건을 다룬 뮤지컬을 제작할 계획이다. 민족예술인 총연합회 대구지회 이정건 부회장은 “이 뮤지컬은 추모곡을 비롯해 서양음악과 국악이 함께 어울리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일단 내년 4·9제 때 발표를 목표로 준비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8명 중 고 도예종, 서도원, 송상진, 여정남, 하재완 씨 등 5명이 대구경북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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