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소업체들 건의 뒤늦게 수용
대기업엔 기반시설 팔걷고 지원 ‘대조’
대기업엔 기반시설 팔걷고 지원 ‘대조’
울산시가 대기업에는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비용을 거저 지원하면서 중소업체들의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
시는 지난 3일 삼성에스디아이와 이 회사 부산공장 옆에 연간 300만대 생산규모의 피디피(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4라인 생산공장을 짓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는 이 각서에서 100억~200억원을 들여 너비 20m, 길이 900m 규모의 진입도로와 상·하수도 연결관로 등을 지어주기로 했다.
시는 2004년 6월 현대미포조선과 남구 장생포동 해양공원 터 3만평을 10년 동안 임대해 주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뒤에도 선박이 육지에 댈 수 있도록 돕는 물양장(40m×20m) 건립비 15억여원을 지원했다. 시는 또 2004년 12월 부산 대우버스 울산이전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이 회사 공장이 들어설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에 155억원을 들여 너비 20m, 길이 1176m 도로를 내고 3억~4억원을 들여 상·하수도 관로를 공장 앞까지 연결해 주기로 했다.
반면, 지하가 석회층인 울주군 두동농공단지에는 1995년 완공 뒤 지금까지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중소업체 4곳이 정수기를 사 지하수 안에 포함된 석회를 걷어낸 뒤 공업용수 및 식수로 쓰고 있다. 15개 중소업체가 입주한 울주군 두서농공단지도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입주업체들이 91년부터 지하수를 공동으로 파 공장을 돌리다가 지하수마저 물길이 막혀 현재 이웃마을 주민들의 땅을 돈을 주고 빌려 지하수를 파고 있다.
시는 단지 앞까지 상수도를 들여달라는 입주업체들의 건의를 4~5년 동안 외면하다가 뒤늦게 7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올 연말까지 상수도 관로를 단지 앞까지 깔아주기로 했다.
김상채 시 투자지원단장은 “대기업과의 형평에 어긋나지 않도록 농공단지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중소업체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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