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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현장] 경북교육청, 시마네현에 당했다?

등록 2006-04-07 10:11

경북도교육청이 지난해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반발해 중단했던 교원교류를 최근 슬그머니 재개하자 일본 언론이 이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현지 유력 언론인 <산인주오신보>가 4일 이를 ‘교원 상호파견 재개’란 제목의 1면 머릿기사로 비중있게 보도한 데 이어 5일에는 파견된 한국 교사의 “외교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인터뷰와 스미타 노부요시 시마네현지사의 환영 메시지까지 실었다. 이에 뒤질세라 일본 4대 일간지 <마이니치>도 5일자 기사에서 후지와라 시마네현 교육감의 말을 빌어 “낭보를 얻어 대단히 기쁘며, 다케시마 문제를 저쪽(경북도교육청)에서도 당연히 인식을 하고서 이번 교류재개에 합의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더구나 “경북도교육청이 교원 파견이 이뤄질 때까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는 뒷이야기까지 전했다.

도대체 도교육청이 언론에 알려질까 쉬쉬 해가며 기를 쓰고 교류를 재개하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정치와 교육·경제교류는 별개”라며 “교류 중단으로 경북 외국어고의 원어민 교사 수급에 차질이 있는데다 우리 교사가 일본에 가서 한국의 견해를 전달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일본 시마네현과 일본 언론들이 교류재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일본 쪽의 치밀한 의도에 ‘생각없는’ 우리 교육관료들이 말려든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우리가 보낸 교사는 일본어 교사인데 반해 일본 쪽이 파견키로 한 교사는 역사·지리 전공자여서 ‘당했다’는 느낌을 더욱 갖게 한다. 우리는 비전문가를 파견했는데 저쪽은 우리 대응논리를 연구하고, 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는 ‘전문킬러’를 보낼 셈이다. 시마네현 쪽이야 말로 명분은 명분대로, 실리는 실리대로 톡톡히 챙긴 셈이다. 멀쩡한 우리 땅을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자들한테서 한마디 사과도 듣지 못하고 1명씩의 교원 교류를 재개해 얻는 이익이란 과연 무엇인가. 문득 ‘감정적 문닫기’와 ‘준비없는 문 열기’사이에서 갈팡질팡 했던 100여 년전 조상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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