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요?
임기를 2개월여 남짓 남겨둔 조해녕 대구시장이 입방아에 올랐다. 시민들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굵직굵직한 건설 사업을 차례로 발표하고, 대구지역 대표적인 공기업 2곳의 대표를 임기안에 서둘러 임명하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5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조 시장이 현안 사업을 서둘러 매듭짓고, 성급하게 신규 사업을 펼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뭇 궁금하다. 조 시장은 대구시 동구 혁신도시 예정지 인근에 50여만평 규모의 ‘안전 산업단지’를 짓겠다며 지난 12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찾아가 국비지원을 요청했다. 이 사업에는 5천억원이 넘는 큰 돈이 들어간다. 조 시장은 이외에도 자기부상 열차 유치, 동대구 역세권 개발, 중앙로 실개천, 야구장 신설 등 사업비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을 최근 잇따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중앙로에 실개천을 내 시냇물을 흘려보내는 계획은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새 야구장을 어느 곳에 짓느냐 하는 문제는 시민들의 여론 수렴이 반드시 필요한 민감한 사업이다. 그러나 조 시장은 임기안에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대해 온 수창공원 터 고층 건물 신축과 앞산 터널 공사도 비슷한 형편에 놓였다. 조 시장은 공·사석에서 후임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6월전에 터널 공사를 착공하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밝혔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과 주호영 의원 , 대구시의회 강성호, 김형준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부당성을 지적한 뒤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후임 시장에게 맡겨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조 시장은 듣지 않는다.
조 시장은 또 5월 중으로 대표적인 공기업인 대구지하철공사 사장과 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공모 절차를 엄격하게 밟겠다고 말하지만, 벌써 특정인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돈다.
지역정가에서는 임기 3년의 공기업 대표를 성급하게 임명하려는 조 시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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