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구 구암고 교장실에서 김홍렬 교장이 학생들이 모은 성금을 채성준군 어머니에게 전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구암고 채성준군 치료·생활비 모금 팔걷어
대구 구암고(교장 김홍렬) 학생과 교사들이 백혈병 학우를 위해 ‘사랑의 성금 모으기’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입학한 채성준(16)군은 급성백혈병에 걸려 12월 휴학을 했다. 그동안 채군 아버지가 직장에 다니면서, 새벽엔 신문 배달까지 하며 모은 돈으로 생활비와 치료비를 보탰다. 지난해 이 학교를 졸업한 형(21)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전단지 돌리기와 물건 나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등 온 집안이 채군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오랜 투병으로 생활비와 치료비 감당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구암고 학생들이 채군 돕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학생들은 올해 첫 학생회 안건으로 ‘투병학우 돕기 운동’를 채택하고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거둬 147만여원의 치료비를 마련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교직원들도 성금을 거둬 60만원을 모금했고, 이에 감동한 학부모들도 50만원을 내놓았다. 학생들은 모두 257만9천여원의 성금을 13일 채군 가정에 전달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시교육청이 채군을 위해 난치병학생돕기 성금으로 우선 1362만원을 지원하고, 앞으로 추가 치료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채군은 항암 3차 치료까지 마친 상태이며 앞으로 6∼7개월 정도 더 치료해 골수이식을 한 뒤 5년 정도까지 재발병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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