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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 버스기사’ 하늘에 별따기

등록 2006-05-09 21:40수정 2006-05-10 19:49

중공영제·중앙차로 실시로 급여·근무여건 개선
연봉 3200만원 “택시보다 좋다” 구직자 몰려
몇 년전 버스회사를 그만둔 성 아무개(53)씨는 요즘 다시 재입사를 준비 중이다. 그는 “버스 회사로 재취업 하려고 하는데 뽑는 곳이 없다”라며 “그만둔 것이 후회가 된다”라고 말했다. 영업용 택시를 몰고 있는 이 아무개(59)씨도 버스회사로 이직을 고려 중이다. 그는 “하루 12시간씩 일해도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버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변의 얘기를 들으니 버스쪽 사정이 좋다고 해서 이직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버스 기사가 ‘유망직종’으로 떠올랐다. 2004년 7월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한 이후 버스기사의 급여와 근로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버스정책과에서 밝힌 서울시 버스기사의 평균 연봉은 3200여만 원이다. 최근 한 인터넷 취업사이트에서 발표한 업종별 10대 대기업 대졸자 평균 초임인 3023만 원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영업용 택시의 평균 소득이 월 90~100만 원 인 것에 비교하면 월등히 나은 수준이다. 거기에 버스 중앙 차로 실시로 운전도 편해지고 운행시간이 단축되어 노동강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최대 65세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구직자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

‘인기’를 반영하듯 1종 대형 면허를 1주일만에 따게 해준다는 전문 학원들도 성황이다. 경기도 문산의 ‘ㄹ 자동자 전문 학원’의 상담업무 담당자는 “버스 준공영제 이후 1종 대형 면허를 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고 거의 다 버스 구직자다”라고 말했다. 1종 대형 면허 소지자의 수도 2004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된 다음해 2005년 1종 대형 면허 소지자는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버스 준공영제 실시 전인 2003년도 증가율인 4.2% 비해 35%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서울시 버스기사가 되기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다. 서울시 버스 운송 사업 조합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등록된 버스기사는 총 1만 6734명이다. 이는 서울시에서 허가 등록한 버스 7772대의 두 배가 넘는다. 서울시 쪽은 더 이상 버스 운행 대수를 늘리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버스기사 처우가 좋아지면서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경력 7년의 버스 기사인 이 아무개(53)씨는 “서울시 버스기사가 되려면 5t 이상 덤프트럭이나 마을버스 경력이 최소 2년은 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며 “운전 테스트까지 거치는 등 입사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ㄷ운수’의 인사담당자도 “그만 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일년에 한 두 명 뽑을까 말까 한다. 보관 중인 이력서만 40여 장 가량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버스 운송 사업 조합의 김회능 노무 담당은 “업체에 따라서 수백 장씩 이력서가 쌓여있다”며 “서울시 버스기사는 마을버스나 관광버스 경력을 가진 사람만이 지원 가능하니 혹, 면허취득 후 곧바로 버스 취업을 알선해 주겠다는 업체가 있으면 절대로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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