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560%→671%로 돌연 높아져
주변 공원까지 없애고 학교터로 승인
주변 공원까지 없애고 학교터로 승인
대구시가 서울에 본사를 둔 ㅇ건설업체에 대구에서 가장 높은 55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용적률을 높여주고 공원 터까지 풀어줄 계획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주상복합 건설계획=ㅇ건설은 대구 수성구 황금네거리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기 위해 지난해 연말부터 상가가 몰려 있는 이 지역의 땅 6700여평을 사들였다. ㅇ건설은 이곳에 지하 3층, 지상 55층짜리 건물을 짓는다. 아파트 분양은 10월쯤 79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고, 분양값은 평당 1300만원선으로 대구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용적률 상향 특혜=ㅇ건설은 애초 용적률을 560%로 잡았지만 최근 671%로 높여 대구시의 승인을 받아냈다. 용적률은 터 면적과 건축물 연면적의 비율을 뜻하며, 용적률이 높아지면 건물 높이가 더 올라간다.
당연히 지역 건설업계 곳곳에서 “갑자기 용적률이 높아진 이유가 궁금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용적률이 560%에서 671%로 높아지면 아파트 150가구분 이상을 더 지을 수 있다. 한 가구분 분양값을 평균 2억원으로 잡아도 300억원이 넘는 수익이 오르는 셈이다.
대구시는 “전체 아파트 면적의 10%를 공개공지로 내놓으면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는 건축법 시행령과 시 조례 등에 따랐다”고 해명했다. 공개공지는 아파트 터를 아파트 주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땅이다. 대구시는 ㅇ건설이 아파트 담장을 쌓지 않고 공개공지로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구에서 공개공지를 내놓고 용적률을 높인 고층 건물이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공원 터 해제=대구시교육청이 학교 터가 없다며 ㅇ건설의 아파트 신축에 동의할 수 없다고 통보하자 대구시는 아파트 터에서 300m 떨어진 수성구보건소 뒤 3900평 짜리 두산공원을 공원지구에서 해제하기로 선뜻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이곳에 초등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도시계획위원회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대구시는 “ㅇ건설이 다른 곳에 대체부지를 사들여 기부채납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위법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시민들의 쉼터인 공원을 없애가면서까지 고층 건물을 허가해주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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