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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얘들아, 급식비 걱정 말렴”

등록 2006-06-22 22:57

울산여중 교사·학부모 ‘사도장학회’ 만들어
교사와 학부모들이 장학회를 만들어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겠다며 나섰다.

비교적 저소득 가정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울산 중구 반구동 울산여중엔 해마다 급식비를 몇달치씩 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 이들 학생들은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다달이 4만원 가량의 점심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학생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57년에 공립으로 개교한 이 학교는 자체 예산으로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을 지원하고 싶지만 자체 예산이 빠듯한데다 역사가 50년이 넘는데도 동창회가 없고 후원자도 없다.

이 때문에 심지어 1년치 급식비를 내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담임 교사들은 어쩔 수 없이 급식비 납부를 채근할 수 밖에 없었고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기를 죽인다’며 학교 쪽에 항의를 해 오기도 했다.

이에 이 학교 교사들은 지난 4월 교무회의를 열어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제자들을 돕자며 ‘사도장학회’를 만들었다. 예상외로 기간제 교사를 포함해 이 학교 교사 49명 전원이 흔쾌히 동의했다. 교사들은 다달이 급여에서 5000원(1구좌) 이상씩 내 3개월마다 6명씩을 선정해 각각 1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투명한 운영을 하기 위해 학년 교사회의에서 2명씩을 추천하고 5명으로 꾸려진 선정위원회에서 대상자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이런 소식이 지난달 공개수업에 참여한 학부모들에게 알려져 학부모 34명과 학교운영위원 9명 등 43명이 1~2구좌씩 지원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사도장학회가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이 연간 50여명으로 늘게 됐다. 사도장학회는 20일 6명에게 처음 장학급을 지급했다.

사도장학회 회장 김기화(49·여) 교사는 “교사들이 급식비 때문에 제자들과 얼굴을 붉히지 않아서 너무 좋다”며 “제자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인성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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