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앞둔 사람에 중책
퇴직자 ‘낙하산’ 시비도
퇴직자 ‘낙하산’ 시비도
김범일 대구시장이 18일 취임후 간부직원에 대한 첫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그동안 김 시장이 어떻게 인사를 할 지 관심있게 지켜본 대구시청 주변에서는 “이번 인사는 김 시장의 측근들을 대거 기용한 졸작 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부이사관급(3급) 간부 직원 8명 가운데 대표적인 김 시장 측근인사로 손꼽히는 이혜순 동부여성문화회관장은 보건복지여성국장에 임명됐고, 권오곤 공보관은 교통국장으로 승진한다. 이 관장은 정년 퇴직을 1년 남겨놔 보건, 복지, 여성 등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등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 보건복지여성국장으로 적임자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권 공보관은 고참 서기관 4∼5명을 젖힌 뒤 3급으로 승진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며, 우대 또는 특혜 인사라며 시끌시끌하다.
새로운 경제국장을 맡은 김상훈 서기관은 미국에서 2년동안 유학한 뒤 최근 귀국했다. 그는 오랫동안 대구를 비워 지역경제 사정에 밝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적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대구시 행정이 경제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경제분야 행정을 책임질 경제국장에 갓 귀국한 검증되지 않는 김 서기관이 임명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시 관계자는 “김 시장이 경제살리기를 놓고 도박을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했다. 이 밖에도 정년이 2년 남은 최현득 행정관리국장을 명예퇴직시키고 대구운수연수원장에 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운수연수원장은 임기 3년이다. 대구운수연수원장은 늘 대구시 퇴직 공무원이 독차지해와 이번에도 또 한번 낙하산 인사시비에 휘말릴 전망이다. 운수연수원은 연간 3만2천여명의 영업용 차량 운전기사들이 운수교육을 받는 곳으로 대구시가 해마다 7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준다.
김 시장은 또 “한나라당 간부가 대구시청 간부로 임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의회 직원은 예외라는 뜻을 내비쳐 한나라당 대구시당 간부 ㅇ씨가 기용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놨다.
한편, 류한국 교통국장이 행정관리국장, 김상준 동구 부구청장이 공무원교육원장, 여희광 경제산업국장이 동구 부구청장에 각각 임용됐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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