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런 곳이?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
개관 3주만에 회원 4천명 ‘인기몰이’
어린이책 1만5천권·소극장시절 갖춰
개관 3주만에 회원 4천명 ‘인기몰이’
어린이책 1만5천권·소극장시절 갖춰
그 도서관에 가는 길엔 주변에서 새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열람실 창밖으로 푸른 나뭇잎이 눈을 상쾌하게 적신다. 활자 속에 계속 머무르기가 싫증 났다면 옥상 정원에 올라 인왕산을 바라보며 마음을 씻을 수 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서울 청량리2동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숲 속의 도서관’이다. 홍릉근린공원 안에 자리잡아 책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개관 3주만에 회원 수가 4천 명에 이를 만큼 일찌감치 지역 주민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공원과 함께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들도 많다. 도서관 주변에 마련된 산책로는 연인의 손을 잡고 걷기에도 좋다.
이 도서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 자료실 ‘지혜의 보물섬’에는 무지개색 서가에 1만5천여 권의 책들이 꽂혀있고, 유아들을 위한 방 ‘아가랑 책이랑’에는 온돌바닥에 유아 전용 변기까지 마련돼 있다. 책을 읽다 쉬고 싶으면 바로 옆 ‘미니 놀이터’에서 놀다가 곁에 있는 ‘어린이 소극장’에서 매일 오후 3시에 상영하는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근처의 홍릉·삼육 초등학교 학생들에겐 하굣길 ‘필수 코스’가 됐다.
일주일에 두 번씩 도서관에 온다는 이현영(9)군은 “책 읽는 게 재밌어요. 방학 때 다른 데 가는 것 보다 도서관이 더 재밌어요”라며 웃었다. 학기 중엔 쉬는 시간을 틈타 책을 빌리러 오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 김정규 사서의 귀띔이다. 평일에는 약 1500명, 주말에는 2천 명 가량이 도서관을 찾는데, 그 중 약 절반은 어린이들이다.
도서관은 어린이 책 말고도 점자·음성도서 1만4천 권, 종합자료 3만5천 권, 전자책 1만5천 권 등의 장서를 갖췄다. 진로탐색 프로그램이나 학부모 대상 특강도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장미숙(36) 씨는 “가까이에 도서관이 새로 생겨 아들과 함께 오기에 좋다”며 “자원활동을 신청해서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책 정리나 동화 낭독 등의 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우정 도서관장은 “어린이들이 학교가 끝나자마자 도서관을 향해 뛰어오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이렇게 문화적 경험에 목말라했구나’하고 가슴이 아팠다”며 “어린이 뿐 아니라 청소년이나 어른들도 즐겨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김도원(서울대 외교학과 3) 인턴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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