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에 퇴원 학교복귀
학부모, 해당교사 고소
학부모, 해당교사 고소
학생 ‘200대 체벌’ 그 뒤 열흘
“방석 2장 깔고 엉덩이를 움직여가며 안 아픈 곳을 찾아 앉아서 공부하고 있어요. 수능도 얼마 안 남았는데 마냥 병원에 있을 수만 없잖아요.”
지난 14일 대구 ㅇ고 박아무개 교사에게 3~4분 지각했다는 이유로 막대기로 200대를 맞고 입원했던(<한겨레> 17일자 11면) 류아무개군은 지난 21일 개학과 동시에 퇴원해 닷새째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는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 하루 14시간이 넘는 학교생활을 감당하기가 만만찮다.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야 체벌의 기억을 빨리 잊을 수 있다”는 아버지의 권유와 ‘고 3’이라는 사정을 감안해 조기 퇴원했다. 같은 반 친구들은 일주일 만에 학교를 찾은 류 군을 반갑게 맞이해줬다. 그러나 류 군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지 않기 위해 체벌 당시의 이야기는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반 친구들은 귀띔했다. 박 교사는 지난 16일 사표를 제출했고 이튿날 파면조치 당해 그가 맡아왔던 10반은 담임 교사가 교체된 상태다. 10반 교실에서 만난 한 학생은 “평소 박 교사가 명확한 기준없이 기분에 따라 체벌을 했기 때문에 늘 긴장한 상태였다”며 “현재는 정신적 압박없이 자율적인 분위기속에 새로운 선생님과 공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군도 역시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서 마음이 편하다”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군은 그러나 밤에 잠을 자면서 고함을 지르거나 잠꼬대를 하는 등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어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류 군의 아버지(49)는 “아들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알게 모르게 많이 받은 모양이라”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파면된 박 교사가 학교에 찾아와 학생들을 만나고 류 군에게 몇 차례 전화까지 하며 ‘수능시험 치고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고 말해 더욱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류군의 아버지와 체벌로 피해를 당한적이 있는 학부모 3명 등은 23일 박 교사를 대구지검에 고소했다. 지각했다는 이유로 류 군과 함께 100대를 맞았다는 한 학생의 어머니는 “학교 재단과 교장이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폭력교사에 대한 처벌도 미비해 고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들이 자율학습에 빠졌다는 이유로 얼차례를 받아 허리디스크 증상을 호소한다는 학부모도 역시 “울분을 참을 수 없어 심사숙고한 끝에 고소를 결정했다”며 하소연했다.
구대선 기자, 이은지 인턴기자(경북대 신문방송 졸)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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