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표면은 비교적 맑고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왼쪽 사진), 아래 지역은 7월 중순 집중호우때 발생해 유입된 황톳빛 흙탕물이 한달이상 방류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처럼 흙탕물이 장기간 방류되면서 북한강 상류지역 주민과 수중 생태계가 고통을 받고 있어 관련기관의 종합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집중호우로 탁도 100배 높아져…수중 생태계도 위협
소양강댐에 갇혔던 흙탕물이 방류되면서 댐 아래 지역 주민들이 한 달 넘게 고통을 받는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28일 춘천시와 소양강댐관리사무소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7월 중순 집중호우 이후 산사태 등이 일어나 소양호에 흙탕물이 대거 유입돼 소양강물 탁도가 평소 2NTU(부유물질에 의한 빛의 산란 정도를 나타내는 탁도의 단위로, 수돗물 기준치는 0.5)이던 것이 200NTU로 높아졌다.
소양강댐 아래 소양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춘천시는 흙탕물 응집제 투입장치를 1대에서 2대로 늘려 비상 가동을 하고 있으나 좀처럼 수질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흙탕물 응집장치가 고장나면서 춘천시민 4만여 가구의 수돗물에서 흙탕물이 흘러나와 시민들이 밥을 짓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흙탕물은 춘천 뿐만 아니라 수도권 시민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팔당댐의 탁도까지 영향을 주고 북한강 상류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민과 수중 생태계도 함께 위협하고 있다.
팔당댐은 홍수 이후 한 달이 넘었지만 탁도가 10NTU에 이르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 공동수 소장은 “탁도가 높아지면 빛이 안 들어가 수생식물들이 사라지며 퇴적물들이 쌓여 곤충이 살 수 없게 돼 수생동물들이 많이 사라지는 등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춘천시의회 이재수 의원은 “북한강 흙탕물이 상류의 토사유출로 인한 것이라고 하지만 비교적 맑은 소양강댐 수면의 물을 발전방류하는 등 수자원공사가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강물환경연구소 공동수 소장은 “흙탕물은 대체로 수면 아래 20~60m의 중층에 집중돼 있는데 흙탕물을 방류하지 않기 위해 선택취수를 하려면 대규모 예산을 들여 설비를 변경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은 산림지 훼손을 막는 등 발생원인을 줄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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