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대화 외면…노조 말살 의도” 지앙
회사쪽 “파업 만능주의 먼저 반성을” 반박
회사쪽 “파업 만능주의 먼저 반성을” 반박
울산에서 노조의 쟁의에 맞서 사용자가 직장폐쇄로 대응하는 사례가 늘어 노사간에 설전이 뜨겁다.
국내 유일의 나일론 원료 카프로락탐 생산업체인 ㈜카프로는 29일 1~3공장 가운데 비노조원 70~100여명을 동원해 24시간 연속 2교대로 비상 가동하고 있는 3공장을 뺀 1~2공장에 직장폐쇄를 공고해 18일째 노조원 출입을 막았다. 이 회사의 직장페쇄는 노조가 대졸 대리급 28명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을 요구하며 이달 3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데 맞서 12일 오전 9시부터 취해졌다.
발포제 및 농약 원료를 생산하는 온산공단 안 케이오시(KOC)㈜는 노조가 임금 11.1% 인상, 고용안정, 해고자 2명 복직 등을 요구하며 13일 전면파업에 들어가자 24일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직장폐쇄 하루 전인 23일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서로 잘 풀어보자”며 대화를 나눴으나 다음날 회사 쪽이 갑자기 직장폐쇄에 들어가 공식적인 노사 협상이 단절된 상태다.
화진교통은 노조가 6월1일 전면파업에 이어 3~4일 준법투쟁을 벌이자 회사 쪽이 울산노동지청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6일 오전 6시부터 무기한 직장폐쇄를 단행해 한동안 노사협상이 단절되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이달 11일 가까스로 협상이 타결됐다.
이같이 직장폐쇄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해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지역 노동계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직후 사용자들이 기다렸다는듯이 공격적인 직장폐쇄로 대응하는 것은 대화를 외면한 채 노조를 말살시키기 위한 의도”라며 “일부는 위장 직장폐쇄 의혹도 있다”고 비난했다.
직장폐쇄를 단행한 회사들은 “직장폐쇄는 노조의 파업에 맞서 사용자가 합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회사 경영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하며 파업 만능주의에 빠진 노조가 먼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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