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본회의 시간 갑작스런 변경놓고 뒷말
대구시의회 장경훈 의장은 지난 4일 제154차 1차 정례회의 사회를 보면서 느닷없이 “이달 25일로 예정된 본회의 폐회때는 개회 시간을 오후 2시에서 오전 10시로 바꾼다”고 선언했다.
장 의장은 “앞으로 정기회의 개회 시간도 종전 오후 2시에서 오전 10시로 당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의회는 1991년 의회가 개원된 이후 정기회와 임시회를 합쳐 본회의 개회와 폐회는 오후 2시, 시정질문이나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날은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시작해왔다.
시의회 주변에서는 장 의장이 의회 사무처와 사전 논의도 없이 개회와 폐회 시간을 갑자기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를 놓고 말들이 많았지만 의문은 곧 풀렸다.
이날 대구를 방문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오찬 자리에 참석한 장 의장에게 “국회도 오전에 개회를 하지 않느냐”며 “개회 및 폐회 시간을 앞당기라”고 주문을 했다는 후문이다. 대구시의회 관계자는 “장 의장이 박 전 대표의 지시를 받은 뒤 곧바로 본회의장에서 폐회 시간을 조정한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시의회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방의회 개회 시간까지 조정하도록 요구하는 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시의회 직원들은 “시의회가 정당에 휘둘려온게 한 두번이 아니지 않느냐”며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유력 정치인이 지방의회 개회 시간까지 바꾸라고 주문하면 지방의회가 어떻게 독자적으로 운영되겠느냐”고 허탈해했다. 이에대해 장 의장은 “개회와 폐회 시간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의장단이 자체적으로 논의해 결정했다”며 “박 전 대표가 개회시간을 조정하도록 거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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