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은평뉴타운 분양원가 공개 불구 “너무 높다” 논란 여전
상암지구 수익률 34% 비해 턱없이 낮아
경실련 “3가지 항목만 밝혀 판단 어렵다”
상암지구 수익률 34% 비해 턱없이 낮아
경실련 “3가지 항목만 밝혀 판단 어렵다”
서울시가 18일 은평뉴타운의 분양원가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이달 말 은평뉴타운 1·2지구(2066가구) 분양을 앞두고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일면서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친 데 따른 것이다.(<한겨레> 15일치 12면, 16일치 10면 참조) 시가 공개한 평당 분양원가를 보면, 41평형 1321만7천원, 53평형 1425만6천원, 65평형은 1446만9천원으로 에스에이치(SH)공사(옛 서울시도시개발공사)는 여기에 수익률 5%를 얹어 분양가를 정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2066가구를 분양하면 680억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국민주택 규모인 34평형(전용 25.7평)은 분양가격과 원가가 같다. 허영 서울시 주택국장은 “수익률 5%는 주변 시세와 차익, 미분양에 따른 위험 관리, 과도한 시세 차익에 따른 투기 방지 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정한 기준”이라며 “앞으로 분양될 나머지 은평뉴타운에도 이와 비슷한 수익률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발표로 앞으로 주택공사를 비롯한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다른 지자체들도 원가 공개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 건설업체도 분양가를 높게 산정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통제를 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원가공개에 앞장서면 주공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원가공개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가 분양원가를 공개한 것은 2004년 고분양 논란을 빚었던 상암지구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서울시는 상암지구에서 중대형 아파트 분양을 통해 34%의 수익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비하면 ‘수익률 5%’는 턱없이 낮은 수치다. ‘분양원가 공개 적극 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론에 밀려 원가를 공개하긴 했으나 ‘5%’는 검증을 거치지 않은 서울시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부장은 “서울시는 건축비·토지비·부가가치세 3가지 항목만 공개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며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감리업체가 통상 확인하는 58개 공사과정별 세부내역을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정부·지자체는 공영개발을 하면서 질 높은 주거지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구입 가능한 주택’을 원하기 때문에 적정 분양가 논란이 벌어지는 측면도 있다”며 “공영개발의 수준과 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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