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무시한 인사” 노사대립…파업 강제해산 충돌도
경북 경산의 경상병원이 노동쟁의로 한달째 파행운영되는 가운데 물리적 충돌까지 빚고 있다.
계속되는 물리적 충돌=17일 오전 9시께 경상병원 노조원 40여명이 전날 농성장 용역경비 투입에 반발해 병원 이사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병원 쪽은 노조원들이 이사장 실에 오물을 뿌리고 김준영 이사장 등을 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노조는 “병원 쪽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병원 쪽은 또 16일 새벽 1시께 일당을 주고 고용한 용역경비 70여명을 동원해 한달째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노조원 강제해산을 시도하다 충돌을 빚어 노조원 3명과 용역경비 1명이 다쳤다. 또 10일 밤과 15일 새벽에도 용역경비들을 동원해 노사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상병원은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병원경영에 막대한 타격을 입어, 어쩔 수 없이 실력행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병원에서 대화를 거부한 채 물리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며 “경찰도 폭력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재단비리에서 촉발된 불신과 장기분규=지난 14일 병원 쪽이 조직체계를 팀제로 변경하는 한편,인사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채 파격인사를 단행하면서 노동쟁의가 촉발됐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인사가 구조조정의 시작이며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옛 재단이사장 쪽 인사들이 병원을 다시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경상병원 전 재단이사장 ㅇ씨는 재단비리와 관련해 최근 구속됐으며, 현재 ㅇ 이사장의 동생이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경상병원 노조는 규정에 따른 인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인력 충원, 투명한 회계감사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5일부터 병원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병원 쪽은 노조간부 2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노조는 지난 9일 경북지방노동위의 조정중지결정을 이유로 10일부터 합법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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