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방침따라 내년 유가초등에 편입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과 서정석 경기도 용인시장 등을 배출하며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 달성군 유가초등 한정분교(사진)가 문을 닫는다. 대구 달성교육청은 3일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침에 따라 내년 2월말 유가초등 한정분교를 2㎞ 떨어진 유가초등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에는 현재 병설 유치원 어린이를 포함해 전교생이 23명이며 1∼2학년과 3∼6학년 두반으로 나눠 복식수업을 하고 있다. 교실 한칸에서 1학년 1명, 2학년 2명을 가르치고 있는 오원석 교사는 “학생들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학교분위기를 전했다. 학교앞 신평마을에 사는 김용식(66·5회 졸업생)씨는 “정겹고 아름다운 학교가 문을 닫게 돼 매우 섭섭하다”며 “10∼20여년전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운동회를 하거나, 친구들이 모여 동창회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고 말했다.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곽두섭(58·13회 졸업) 달성군 유가농협장도 “마을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학교가 없어져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그러나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통폐합에 동의했다”고 털어놨다.
비슬산 자락 달창저수지 부근에 자리잡은 한정분교는 대구시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오지학교이다. 1936년 6월에 문을 연 뒤, 1980년대 초반까지 전교생이 500여명을 웃돌았지만 이농현상으로 주민들이 앞을 다퉈 도회지로 떠나는 바람에 학생수가 50여명으로 줄어들면서 1998년 분교로 격하됐다.
70년 동안 2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이 가운데 환경부 장관을 지낸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11회), 서정석 경기도 용인시장(14회), 박흥명 (18회) 달성군청 허가과장, 박용권(18회) 전 대구시 상수도본부 기전과장, 북부경찰서 김태권(16회) 정보과장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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