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AI 발생지’ 옆 양어장·음식점
“영업못해 살길 막막” 호소
“영업못해 살길 막막” 호소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피해를 봤는데, 양어장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합니까?”
농어와 장어 등 양식업을 하는 최도례(48·전북 익산시 황등면 죽촌리)씨는 요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800평 규모로 양식을 하는 그는 익산시 에이아이 2차 발생농가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28일 고병원성이 확정 발표돼 사료차 등 차량이 전면 통제되면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 근처 음식점 2곳, 시설채소 농가 1곳도 비슷한 처지다.
이들은 살처분이 이뤄져 직접 보상을 받는 양계농가와 처지가 다르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들은 익산시청을 여러차례 방문해 대책을 호소했다.
최씨는 해양수산부을 비롯한 중앙부처에 전자우편을 보내는 등 대책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원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되돌아오는 답은 똑같다. 정치인들이 몇차례 방문했지만 도움을 준다는 기쁜 소식은 아직까지 없다.
최씨는 “양식한 어류 8천만원를 팔 길이 없다”며 “사료값과 기름값 1천만원을 이번 설날 이전에 결제해야 하는데 굶어 죽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최씨는 “닭을 살처분해 매립했기 때문에 침출수도 우려돼 아예 장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산시는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다는 반응이다. 직원들이 십시입반으로 모은 성금 58만원씩을 양어장과 시설채소 농가에 줬을 뿐이다. 이곳 음식점에는 직원들이 자주 들러 이용해주고 있는 정도다.
전북도 관계자는 “재해가 일어났을 때 감당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해당 농가에 간접보상을 해줘야 한다면, 육계용 닭이 지난해보다 43% 수준으로 떨어졌으므로 전국 양계농가에도 모두 보상을 해야줘야 하는 논리”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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