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앞둔 울산 순경 음주단속중 차에 끌려 숨져
결혼을 위한 양가 부모 상견례를 앞두고 있던 한 경찰관이 새벽에 음주단속을 벌이다 음주뺑소니 차량에 끌려다니다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0시15분께 울산 남구 신정2동 시외버스 정류소 앞 도로에서 법원 방향으로 가던 싼타페 차량(운전자 최아무개·45)이 음주단속을 하던 울산남부경찰서 김태우(31·사진) 순경을 앞 유리문에 매달고 달아나다, 600여m 떨어진 아이파크 아파트 근처에서 마주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김 순경이 차량에서 도로로 튕겨져 떨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ㅇ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숨졌고, 오토바이 운전자 박아무개(48)씨도 현장에서 숨졌다. 운전자 최씨는 아이파크 아파트 진입도로에 주차돼 있던 싼타모 차량과 한차례 더 충돌한 뒤에야 차량을 멈췄으며, 머리 등을 다쳐 ㅇ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49%(면허 취소 0.10% 이상)로 나타난 최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뺑소니) 및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사고로 숨진 김 순경은 애인 김아무개(24)씨와 올 가을 결혼하기 위해 이번주 양가 부모들의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다. 대구대를 졸업한 김 순경은 2001년 1월 2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찰에 입문해, 울산 남구 선암파출소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부터 남부서 교통지도계에서 교통단속 업무를 맡아왔다.
지구대에서 같이 근무한 동료 이아무개씨는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무척 강했고 의리가 있던 후배”라며 “애인을 몇차례 소개하며 활짝 웃던 모습이 다시 보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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