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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왕암 달성공원서 얘기 꽃…추억이 새록새록

등록 2007-02-16 19:09

울산 동구 일산동 대왕암공원 전경. 등대를 둘러본 뒤 다리를 건너면 대왕바위에 갈 수 있다. 울산 동구청 제공
울산 동구 일산동 대왕암공원 전경. 등대를 둘러본 뒤 다리를 건너면 대왕바위에 갈 수 있다. 울산 동구청 제공
설연휴 가족나들이 어디가 좋을까?
엄마 아빠 젊었을 적엔…

20~30년 전 울산의 선남선녀들은 어디서 데이트를 즐겼을까?

지금의 40~50대들이 20~30대에 많이 찾았던 곳이 동구 일산동 대왕암공원이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았던 학성공원이 당시 울산 상권의 중심지였던 중구 성남동에서 걸어서 10~20분이면 갈 수 있었다면, 대왕암공원은 성남동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인 방어진으로 가서 대왕암공원으로 다시 걸어서 가야 했다. 데이트를 즐기려는 남녀들이 주위의 눈을 피하기엔 안성맞춤이었고 공원으로 오고가는 버스는 정다운 얘기 꽃을 피울 수 있는 또다른 데이트 장소였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았던 것은 동해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풍광 때문이었다.

면적이 19㏊인 대왕암공원은 20~30년 전엔 고대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 동해용으로 변해 하늘을 날아 오르다 숨어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대왕암(대왕바위) 근처와 해안선에 군 초소와 철조망이 들어서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과 해안 절경을 볼 수 없었다. 지금은 군사시설이 모두 철거돼 탄금바위, 자살바위 등 해금강이라고도 일컫는 해안 절경을 모두 볼 수 있다.

1906년 러·일전쟁 뒤 일제가 선박 안전을 위해 만든 옛 등대(높이 6m)가 구한말의 건축양식을 표현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면, 1987년 옛 등대 옆에 건립된 대왕암공원 안 새 등대(높이 24m)는 촛대 모양으로 조형미가 아주 뛰어나다. 울산해양수산청이 몇 년 전부터 이 곳 등대 숙소를 일반에 무료로 개방하고 있지만 먼저 예약하지 않으면 실제 숙박이 어렵다.

대왕암공원의 또다른 볼거리는 100년 이상된 소나무 1만5천여 그루가 빽빽이 들어서 있는 송림이다. 울창한 숲이 하늘을 뒤덮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2~3년 전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리는 재선충병이 발병한 탓에 지금은 드문드문 하늘이 보인다. 봄이면 공원 입구를 따라 심겨진 벚꽃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지만 아직 늦겨울이라 그 자태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대왕암 입구에 세워진, 1984년 2월 군산 어청도 근해에서 잡은 19m의 참고래 턱뼈와 옛날 청룡 한 마리가 대왕암에 살면서 오가는 뱃길을 괴롭히자 동해 대왕이 크게 노하여 청룡이 다시 굴속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신통력을 부려 큰돌을 넣어 막아버렸다고 전하는 용굴도 볼만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추억으로 돌아보는 눈물의 40계단

한국전쟁 시절 피난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깃든 40계단. 이 계단은 1993년 8월 새로이 정비돼 입구에 기념비가 세워졌으며, 계단을 중심으로 한 테마거리에서 해마다 문화축제도 열린다.  부산 중구 문화관광시설관리사업소 제공
한국전쟁 시절 피난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깃든 40계단. 이 계단은 1993년 8월 새로이 정비돼 입구에 기념비가 세워졌으며, 계단을 중심으로 한 테마거리에서 해마다 문화축제도 열린다. 부산 중구 문화관광시설관리사업소 제공
설연휴를 맞아 부산을 찾는 귀성객이라면 한국전쟁 때 피난민의 애환과 향수가 깃든 동광동 40계단 주변 거리를 한번 돌아봄 직하다. 중구청이 2004년 4월 조성한 ‘40계단 문화관광 테마거리’는 1950~6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추억과 휴식의 관광명소다.

40계단은 한국전쟁 피난시절 교통·행정 중심지에 자리잡아 많은 피난민들이 주위에 판잣집을 짓고 모여 살며, 바로 앞 부두에서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내다파는 장터로, 피난 중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장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테마거리는 40계단을 중심으로 국민은행 중앙동지점과 팔성관광 앞까지 조성돼, 길이 560m 폭 5~10m 길바닥에 물결무늬와 철도레일 모양의 보판과 경계석(볼라드) 등을 이용해 바닷길과 기찻길을 꾸며 놓았다. 기찻길(길이 140m)은 부산역전 대화재 전의 옛 부산역(현 중앙동 무역회관 자리)을 상징하며, 바닷길(길이는 120m)은 부산항을 상징해 소라계단 앞쪽에 선착장 광장이 설치돼 있다.

또 기찻길 입구에는 피난시절 사용하던 작은 등불이 고난의 세월을 견뎌 영원히 꺼지지 않는 평화의 등불이 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평화의 문’이 들어서 있고 주위에 갖가지 조형물이 줄지어 있다. 조형물을 통해 40계단 벤치에 앉아 아코디언을 켜는 악사에서부터 뻥튀기 아저씨, 억척스런 삶으로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 물지게를 진 아이들, 빈 지게를 베개삼아 고된 노동 뒤의 휴식을 취하는 아버지 등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정겨운 옛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거리에는 피난민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과 생활용품 등을 전시한 40계단 문화관도 있으나 연휴기간에는 문을 열지 않아 관람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중구 문화관광시설관리사업소 담당공무원 박필숙씨는 “피난시절 경험이 있는 어르신들에게는 옛추억의 거리로, 이후 세대에게는 당시 생활상과 분위기를 느끼고 체험하는 산 역사교육장으로 꼭 찾아볼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40계단 테마거리를 찾아가려면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동역에서 내려 13번 출구로 나가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주변에 용두산공원과 광복동 거리, 피프(부산국제영화제)광장 및 극장가, 자갈치시장 등도 가까이 있어 함께 돌아볼 만하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달성공원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물새장에서 거위와 청둥오리 등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달성공원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물새장에서 거위와 청둥오리 등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달성공원 코끼리는 안녕할까

설 연휴 때 어린시절 부모님과 추억이 담긴 대구 달성공원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대구 중구 달성동 4만여평에 터잡은 동물원이자 사적지인 달성공원은 시민들의 오랜 휴식처다. 1905년 공원으로 조성돼 69년 현재의 대공원으로 만들어졌고, 이듬해 동물원이 문을 열었다.

2000년부터 무료 개방된 이곳은 한때 대구 지역 학생들의 소풍장소이자 경북 지역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이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절 경북 지역 일부 학생들은 대구로 와 달성공원과 경북학생과학관을 둘러본 뒤 경주 불국사·첨성대를 거쳐 포항제철소를 견학하는 것으로 수학여행을 마쳤다. 돈 있는 신혼부부들은 경주로 가고, 형편이 안되는 가난한 커플들은 결혼식을 마치고 달성공원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했던 시절도 있었다.

정문 입구 수문장 거인은 달성공원의 명물이었다. 정문 앞에선 약장사들이 뱀이나 원숭이를 가져와서 공연을 했고, 어린이들은 공원의 누런 연못물에서 풍뎅이를 잡거나 멱을 감으며 놀았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인파로 발디딜 틈 없었고 미아보호소는 길 잃은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떠들석했다.

5~6곳이나 되는 매점이 한곳으로 줄었고, 보도블럭과 벤치, 화장실은 깔끔한 모습으로 단장했지만, 호랑이 우리 등 구조나 동물들은 옛모습 그대로다. 동물우리 철망을 유리문으로 가린 것이 그나마 변화된 모습이다.

달성공원관리사무소 이용우 관리계장은 “달성공원은 사적지여서 손을 대기 어렵다”며 “앞으로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동물원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대구대공원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달성공원 동물들은 요즘 구충제 및 영양제를 섭취하는 등 봄맞이에 한창이다. 현재 달성공원에는 코끼리, 사자, 호랑이, 원숭이 등 포유류 26종 80마리, 독수리 등 조류 52종 348마리 등 80종 1365마리의 동물이 있다. 98년 표범이 입식된 뒤 아직 새식구가 없다가 올해 얼룩말 2마리와 침팬지 2마리가 새로 들어올 계획이다. 옛 경상감영 정문인 관풍루(문화재자료 3호)와 망향루, 1300m 길이의 토성 등 유적지와 동학교조 최제우 동상, 의병장 허위 공덕비, 어린이헌장비 등도 여전하다. 최근에는 이상화 시비가 새로 새워졌다 97년 개관한 향토역사관은 선사시대부터 60년대까지 대구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053)554-7907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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