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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구시 재난대책 손 놓았나

등록 2005-03-21 20:58수정 2005-03-21 20:58

지진 제보전화 묵살
시청·기상대 늑장대처
되레 “피해있나” 되물어
시민들 종일 불안불안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20일, 대구시의 늑장 대처로 대구시민들은 하루 종일 불안에 떨었다.

대구 시민들은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지진으로 심한 흔들림 현상을 느꼈다. 대구기상대에는 오전 10시 59분에 첫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그러나 11시5분쯤 대구시청 당직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김아무개(42·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직원들이 지진이 났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파트 12층에 사는 김씨는 “컴퓨터 모니터가 흔들려 초점이 잡히지 않고, 집안 책상과 침대가 흔들리면서 불안했다”며 “곧바로 시청에 전화를 했지만, 지진이 난 사실을 모른 채 내용을 확인중이라는 답변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구기상대에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계속 통화중에 걸려 실패했고, 114 안내 전화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시 동구 방촌동에 사는 이아무개(37)씨도 이날 오전 11시20분쯤 대구시청으로 전화했다.

이씨는 “고층 아파트 창문이 흔들려 대피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불안해서 시청에 전화를 했지만 시청 직원들이 대구지역 상황은 자세히 모르겠다며 대구에도 피해가 있느냐고 되물어왔다”고 털어놨다.


대구시청은 오전 11시17분, 부산기상청에서 팩스밀리로 지진 발생 사실을 통보받았다. 대구기상대에서는 오전 11시30분쯤 통보가 왔고, 소방방재청에서는 오전 11시32분쯤 연락이 왔다. 대구시는 통보를 받고 구청과 군청에 연락해 직원들이 비상근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청에는 도시건설국 치수방재과 직원 1명이 수해와 태풍, 지진 등 재난업무를 총괄해 맡고 있다.

대구기상대에서도 시민들의 제보 전화를 받은 뒤 이 사실을 기상청에 통보했을 뿐 손을 놓고 있었다. 대구 기상대는 기상청의 지진 측정 결과를 통보받아 오전 11시30분을 전후해 대구시, 경북도청 등 36개 기관에 팩스밀리로 통보해줬다. 대구기상대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지면서 전화가 불통이 돼 전화 연락은 하지 못하고 팩스밀리로만 통보했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에 지진측정계가 있지만, 측정 결과를 기상청에서만 알 수 있고, 대구기상대 차원에서는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대구시와 기상대 쪽의 늑장 대처에 시민들은 2년 전 대구지하철 참사를 떠올리며 또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하철 참사 이후 사고 없는 대구를 외쳐온 대구시의 재해 안전대책에 또 구멍이 뚫렸다”, “만약에 대구에서 지진이 나 건물이 무너졌다면 어쩔 뻔 했느냐”는 시민들의 지적이 어느때 보다도 따갑게 들린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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