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송재구 위원장 ‘이례적’ 해촉
다음달 종합계획 수립마저 차질 우려
다음달 종합계획 수립마저 차질 우려
광주를 문화중심도시로 조성하는 국책사업이 송재구 위원장 해촉과 문화전당 설계안 변경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흔들리고 있다.
이런 악재가 잇따르면서 다음달 안에 마칠 예정인 법정 종합계획의 수립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송재구 위원장 전격 해촉=청와대는 지난 19일 송재구 문화중심도시조성위 위원장을 전격적으로 해촉했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대통령 자문기구의 위원장을 해촉한 일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파문이 크다.
송 위원장은 위촉 이전부터 문화도시 사업의 방향·범위·주체·일정을 두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내정 뒤 위촉이 여섯달 늦어졌고, 지난해 10월 위촉 뒤 여섯달 만에 중도 하차했다. 그는 23일 기자회견에서 해촉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위원회 소집과 대통령 면담이 수차례 무산됐다”며 “한 건의 심의도 못하게 정치가 문화를 재단했다”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민간 위원의 동반 사퇴도 점치는 상황이어서 아직 불씨는 남았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후임 위원장 인선이 진행중이다. 다음주 안으로 위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종합계획 수립에 차질 우려=문화부는 지난 2월 이영진 본부장 사퇴 뒤 두달째 공석인 문화중심도시 추진기획단장을 찾고 있다. 위원장이 심의와 자문을 한다면, 단장은 실무를 추진하는 인사여서 묶음으로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추진 주체 사이의 이견으로 일정이 늦어지고 반목이 이어지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문화부는 진용이 갖춰지는대로 5월 안에 종합계획을 마련한다는 일정이다. 그러나 넘어야할 산들이 적지 않다. 우선 새 인물에 대한 공감을 얻어야 하고, △문화전당의 표지물 보강 △2천석 공연장 설치 △문화산업육성 방안 마련 등에 합의점을 끌어내야 한다. 문화전당 설계와 종합계획 수립은 문화부와 광주시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논의에 가세할 정도로 이미 광주지역의 뜨거운 쟁점이 됐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3일 토론회에서 종합계획을 연기하고 협의자료를 공유하자는 제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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