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 ‘작은 은행’ 27일 창립
가난을 담보로 창업·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소액금융대출은행(마이크로 크레딧)이 대구에 설립된다. 지난해부터 대구에서 소액금융대출은행의 설립을 추진해온 대구경북 마이크로크레딧 ‘작은 은행’ 준비위원회는 27일 오후 6시 대구 그랜드 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작은 은행의 운영에 들어간다.
정홍규 경산성당 신부와 허 운 동화사 주지가 공동대표를 맡고 각계 인사 68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창립총회에서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기인들이 1인당 50∼1천만원을 출연, 종자돈을 모았다. 대구시내에 사무실을 마련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무담보·무보증을 특징으로 하는 대출사업을 지역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벌일 예정이다. 창업대출은 형편이 어려운 모자가정(한도 2천만원 예정)과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1억원 한도) 지원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무담보·무보증 이자율은 연리 4%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창업자금의 대출에 그치지 않고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세무, 법률 및 경영컨설팅 전문가들도 알선해 준다. 지역의 자활센터 및 복지단체와 연계한 저소득층 자활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작은 은행 이동인(41) 준비위원은 “서울 사회연대은행은 3천만원으로 시작해 반년만에 10억을 모았다”며 “대구에서도 창립 후 활동이 진행되면 기금이 크게 늘어나 지역 저소득층 자활에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 크레딧은 금융소외계층인 절대 빈곤층의 자활을 돕기 위한 무담보 신용대출 기관으로 지난해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유누스 총재가 노벨 평화상을 타면서 널리 알려졌다. 1983년 설립된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담보없이 돈을 빌려주고도 자금회수율이 90%를 웃돌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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