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반세기 음악감상실 운영
대구 문화명소…내일 기념음악회
대구 문화명소…내일 기념음악회
대구 중구 공평동 대구백화점 근처에 있는 고전음악 감상실 하이마트(독일어로 ‘고향’이란 뜻)가 13일로 50번째 생일을 맞는다. 서울서 피난 온 사업가 김수억씨가 1957년 문을 연 이래 딸 김순희(60)씨와 외손자 박수원(36)씨까지 고전음악에 대한 사랑만으로 고집스레 3대가 명맥을 이어왔다.
시인 김춘수와 작곡가 나운영 등 대구의 문화계 인사들이 자주 드나들던 이곳은 엘피 레코드판 외에 시디도 트는 등 시설 면에서는 5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분위기에는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3대인 박씨는 감상실에서 고전음악 선율을 자장가로 듣고 자랐다.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음악에 대한 동경을 버릴 수 없어 어머니의 만류를 무릅쓰고 99년 프랑스로 음악 유학을 떠나 지난해 7년 만에 귀국했다. 그는 감상실에서 한달에 두번씩 이름없는 음악감상모임을 갖는다.
50돌인 13일 오후 6시30분에는 오랜 단골인 클래식 동호인들이 모여 가게의 새 출발을 다짐하는 ‘50주년 기념 음악 감상회’를 연다. 이날 감상회에서는 대구악우회, 에스텔라 등 단골 클래식 동호회들이 돌아가며 추천 곡을 틀게 된다. 박씨는 이날 감상실 앞 작은 무대에서 직접 피아노 연주를 선보일 생각이다. 하이마트 50년에 얽힌 추억들을 나누는 자리도 갖는다.
박씨는 “음악으로 위로받고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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