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공사주주 현황
지난해 공사물량 76% 대형건설업체 차지
건설노동자도 서울서 데려와 지역 일감 뺏겨
건설노동자도 서울서 데려와 지역 일감 뺏겨
에스케이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건설업체들이 지역 건설공사를 독식한다. 22일, 대구시와 대구건설협회(회장 이홍중)의 조사결과를 보면, 2006년 한해동안 대구지역에서 발주한 도로와 아파트 건설 등 총 건설공사비 5조원 가운데 서울지역 업체에서 따낸 공사물량이 76%나 되고, 대구지역 건설업체는 24%에 머물렀다.
대규모 공사는 외지업체가 독차지=건설공사 가운데 큰 몫을 차지하는 아파트 건설은 지역업체가 공사를 맡는 비율이 2003년(36.1%), 2004년(23.9%), 2005년(20.4%), 2006년(22.7%) 등으로 해가 갈수록 낮아진다. 올해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 최근 분양한 ‘에스케이 리더스 뷰’(790세대·에스케이 건설), ‘동일하이빌(1410세대·동일토건), ‘대우월드마크’(991세대·대우건설), ‘성당주공 아파트 재건축’(일반분양 1030세대·삼성 및 대림건설) 등 1천세대 안팎의 아파트 건설은 대형건설업체들이 독차지했다. 오는 7월쯤 착공하는 사업비 3조3천억원 규모의 봉무산업단지 개발공사도 포스코건설이 주관사로 정해졌고, 3천억원 이상 투입되는 앞산터널공사도 ㈜태영이 맡았다.
지역업체·건설노동자 일감 줄어=일거리를 빼앗긴 지역 건설업체들은 2006년 한해동안 매출이 11%나 줄어들었으며 전체 158곳 가운데 21곳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문을 닫았다. 지역건설업계에서는 “대구지역 건설업체 전체 수주액을 합쳐도 전국 건설업체 순위 9위를 차지하는 ㄹ 건설보다 적다”고 말했다. 지역 건설노동자들의 형편은 더욱 딱해 일감이 감소하면서 하루 일당은 줄고 노동시간은 길어진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숙련된 목수가 하루 일당으로 11만원을 받고 그나마 한달에 평균 보름 정도 일을 해 한달 수입은 160∼170만원을 밑돌고 있다. 대구건설노조 문정우 사무국장은 “서울업체들이 직접 일꾼들을 지방으로 데리고 다니는 바람에 지역 노동자들이 일거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대구지역에는 8만여명의 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서 일을 한다.
뾰족한 대책없어=대구시는 올해들어 대형 건설업체들에게 아파트 허가를 내줄때 지역업체들에게 하도급을 최소한 40%이상 주도록 권고해왔다. 시는 이때문에 지역업체에 돌아가는 하도급 비율이 69%를 웃돌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역업체가 공사를 맡을 경우 용적률을 15%까지 높여 아파트 층수를 3∼4층 더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중이지만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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