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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두꺼비 못 살면 사람도 힘들어요”

등록 2007-05-29 21:39

‘두꺼비 아빠’ 대경녹색연합 이재혁 위원장
‘두꺼비 아빠’ 대경녹색연합 이재혁 위원장
‘두꺼비 아빠’ 대경녹색연합 이재혁 위원장

국내 최대산란지 대구망월저수지 지킴이
새끼 수십만마리 이동때 일주일 ‘밤샘’도

저수지에서 일주일을 꼬박 뜬 눈으로 지새웠다.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저수지에 사는‘애기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걱정돼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29일 오전 대구시 동구 용계동에 자리잡은 ‘대구경북 녹색연합’사무실에서 만난 이재혁(35·사진) 운영위원장은 아직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지난 21일 밤 등산객으로 보이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서둘러 망월저수지로 달려갔다. 망월저수지는 우리나라 최대의 두꺼비 서식지로 알려져있다. 이 위원장은 이곳에 머물며 알에서 깨어난 지 60일쯤 되는 애기두꺼비들이 500m∼1㎞ 떨어진 산속으로 안전하게 옮겨갈 수 있도록 길을 내고 물을 뿌려줬다. 몰려드는 구경꾼들이 행여 길이 2∼3㎝의 작은 두꺼비를 밟지 않을까 출입을 막는 줄을 쳤다.

“두꺼비가 살지 못하면 사람도 살아가기 어렵다”며 “애기두꺼비를 보호하자”고 외치며 시민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취재진들에게 두꺼비의 생태와 배경설명을 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경북대 박희천(생물학과) 교수와 저수지와 맞닿은 불광사 주지 돈관스님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 녹색연합에서 함께 일하는 장윤경 사무국장은 저수지에서 일주일내내 함께 땀을 흘렸다.

“산속으로 들어간 애기두꺼비는 3년후 어른이 돼서 다시 저수지로 내려와 알을 낳습니다.” 애기두꺼비 100마리 중 어른이 될때까지 2∼3마리만 살아남아 생존률이 2∼3%에 그치지만 그는 한마리라도 더 살려 산속으로 올려보내려 팔을 걷어부쳤다.

내년에는 2년전에 산속으로 올라간 애기두꺼비들이 어른이 돼 다시 저수지로 내려와 알을 낳고 5월쯤이면 다시 수십만 마리가 떼을 지어 산속으로 이동을 한다. 해마다 찾아오는 애기두꺼비들을 보호하기위해 이 위원장은 6월중으로 시민과 이곳 기관·단체 등이 참여하는 ‘망월지 두꺼비 보호 시민모임’을 꾸릴 생각이다. 이 모임에서 갈수록 오염돼가는 망월저수지의 수질을 맑게 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인구 250만명의 대도시인 대구시에 우리나라 최대의 두꺼비 서식처가 존재한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시민들이 힘을 합쳐 두꺼비와 그들의 삶터인 저수지를 반드시 보호해야 합니다.” 이를위해 저수지와 애기두꺼비들이 이동해 간 욱수동 숲속에서 생태조사를 해야한다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그는 2000년 대구경북 녹색연합에서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교육팀장, 시민사업부장, 사무국장 등을 거치며 7년동안 환경운동을 해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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