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조 경남지부 “무기계약 전환도 20만중 7만불과”
경남 김해시에서 초등학교 영양사로 근무하는 김아무개(36)씨. 그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정규직의 절반밖에 안되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지난 7년 동안 해마다 계약서를 작성하며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다음달부터 2년 이상 근속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이제는 나도 언제 짤릴지 몰라 걱정할 필요없는 진짜 직장인이 됐구나”하는 희망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바뀔 뿐 정규직과는 급여부터 처우까지 모든 것이 여전히 다르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다.
“짤리지 않은 것을 고맙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규직에 견줘 여전히 차별대우 받는 것을 문제삼아야 할지” 그는 고민에 빠졌다.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는 2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명 가운데 오는 10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사람은 7만여명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겠다고 했으나, 고용이 안정 되지 못한 비정규직이 어떻게 해고 위협을 받지 않고 정규직과의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무기계약직 역시 고용만 안정됐을 뿐 처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아 ‘정규직’도 ‘계약직’도 아닌 ‘중규직’이 될 형편”이라며 “같은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순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장은 “비정규직 법안 시행을 앞두고 비정규직들이 무참히 해고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진정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모범을 보이고자 한다면, 공공부문에서부터 좀더 빠르고 좀더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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