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문수 경기도지사 취임1돌 인터뷰
경기도가 한강 하류의 모래를 채취해 남북한이 서로 수익금을 나누는 등 휴전선으로 갈라진 개성·장단·개풍·연천 등 북한내 옛 경기도 지역을 집중 지원하는 안을 북쪽에 제시했다. 경기도는 북한쪽 태도에 따라 앞으로 구체적 사업 내용과 추진 일정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취임 1돌을 맞아 지난 1일 도지사 공관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남쪽이 한강 하류의 모래를 채취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북한쪽과 나누는 방식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안을 북한 민화협을 통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평양시 강남군 당곡면에 200ha의 벼농사 지원 및 동네 마을 주택개량 등의 사업을 하는데 이러한 수준을 넘어서 북한의 경기도 지역인 개성·개풍·장단·연천 등 4개 시·군지역을 집중 지원하겠으며 북한쪽에 여러 차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재임 중 4개의 명품 새도시 건설에 대해 “새도시를 많이 짓는게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 “경기도에는 10∼30개의 새도시를 지을 땅이 즐비하고 경기도는 세계 최고의 새도시를 건설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신정권 시절 반독재 투쟁과 노조운동으로 투옥된 경험도 있는 김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시비를 걸었던 것이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관련해 자동차 노조가 제일 득을 보면서 반대하는 것은 몰염치한 짓”이라고 말했다.
개성·개풍·연천·장단 등 북한 경기도지역 집중 지원
유치원수 부족한데 영어마을만 최고…근본이 뒤집힌 것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재임 중 주요 성과와 애로 사항이 있었다면?
=오늘 실시되는 통합요금제가 제일 가시적 성과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이 버스나 전철을 갈아탈 때 마다 늘 자기가 서울 특별시민이 아닌 경기 보통도민이다는 차별감이 컸다. 안그래도 서울에서 좀 떨어져 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꼈는데 이런 부분이 완전히 바꿔지지는 않았지만 많이 개선됐다.
제일 어려웠던 점은 수도권 과밀 규제다. 과밀인 데도 있고 아닌데도 있다. 두번째가 군사기지인데 전체 면적 중 22%가 군사기지이다. 요즘 (미군이) 평택갈 때 특별법 만들어 지원하는데 그동안 이미 50년 이상 규제를 받아온 지역에 대해서는 일체 아무 이야기도 없다. 세번째가 팔당규제다. 이 세 부분이 중첩된 곳이 양평·가평·이천인데, 이천은 (하이닉스)공장도 그렇고 새롭게 군부대가 들어오면서 이미 설계하던 공장을 취소시키다보니 극단적으로 (주민들이) 격앙된다. 그런 점에서 현장 실정에 맞는 중앙 정치가 안될 때, 그리고 우리가 이야기 하면 지역이기주의라고 하면서 안들어주니까 영 답답하다.
-취임 뒤 줄곳 호텔과 같은 영어마을이 있지만 경기도 교육여건은 최하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유와 개선책은?
=취임 초에 보니 (영어마을) 적자가 330억원 이상이 나왔고 자립률이 10%가 안됐다. 원가는 40만원인데, (돈을) 받기는 8만원, 이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궁굼해서 서울·인천 등 타지방자치단체 알아보니 (그곳의) 모든 적자를 다 합쳐도 10배도 더 넘는 적자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냐. 제일 주요한 요인은 정규교육과정 5박6일에 8만원인데, 서울은 16만원을 받고 있다. 서울 보다 원가가 2배 들어가는데 값은 반 밖에 안받고, 이것은 선심행정이다. (민간에) 위탁하지 않는 곳은 전주 빼고 우리 밖에 없다. 공무원들이 직영하면서 사고 나지 않을까 밤마다 전쟁터다. 왜 이런식으로 낭비하냐. 영어교육은 교육청에서 하는 것이고 영어마을은 거기 소관인데 왜 우리가 맡아 하느냐. 도청의 고유한 사무가 1만2천가지다. 여기에도 포함 안된다. 여기에 예산을 1700억원 지원하고 적자를 보고 그래서 일단 적자를 줄이라고 했다. 당장에 위탁을 주려는데 안되더라. 그래서 준비를 해서 위탁을 주려한다.
-취임 뒤 산하기관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주력했는데 산하기관의 반발도 적지 않다. 주변에서는 이를 ‘다이어트 도정’이라는데 구조조정의 이유와 기대 효과는 무엇인지
=공직이 방만하다. 서울시가 3% 퇴출에 이어 서울시장이 13% 줄인다고 했는데. 경기도는 서울에 비해 공무원수는 적고 일은 많다. 그러나 너무 방만하지 않느냐. 방만은 두가지인데 시간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다. 경쟁있는 민간기업처럼 집요하게 줄이려는 노력이 없다. 두번째로 예산에 낭비적 요소가 많다. 돈과 시간의 측면에서 고쳐져야 한다. 그러면 잔소리가 아니라 평가를 해야한다. 24개 경기도 산하기관이 어떻게 하는가 항목을 만들어서 미리 합의하고 이런 것들을 기준으로 평가하려고 지난번에 (산하기관들과 경영성과 평가를) 계약한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반드시 한다.
-손학규 전 지사 때 특책사업인 영어마을의 문제와 산하기관의 통폐합 등을 거론하는 것을 놓고 손 전 지사와 차별을 두려는 것 아니냐 또는 이번에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쪽과의 관계 때문에 손 전 지사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전연 근거도 없는 발상이다. 손 전 지사와 개인적으로 거리를 둘 것도 없고 탈당하기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영어마을을 우리만 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서울·인천 등 주요 자치단체가 하는 것인데 우리만 유독 좀 과하다. 과하게 투자를 해서 적자가 너무 심하다. 10%대의 수익률을 보이니까. 이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문제 제기다. 특히 경기도로 보면 정규 보육기관인 병설 유치원수가 전국 16위다. 가장 꼴치다. 그런데 영어마을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건 맞지 않다. 교육의 근본이 뒤집어져 있다. 두번째로 아이들이 영어마을 왔다 가면 위화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게 교육적으로 당연한 일인가. 양평 가보고 놀란 일이다. 방 4개 마다 사감을 하나씩 두도록 설계를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어느 정도 공공성과 효율성을 생각해야지. 그런 것은 낭비적이다. 거기에 수영장도 만든다. 그런 것은 대표적인 낭비성 선심 전시행정이다. 과도하다. 지어놓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예산 절감을 통해서 그나마 경영합리화 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 것 안하면 도지사가 있을 필요가 없다.
-재임 중 뉴타운사업과 함께 명품새도시 4곳을 짓겠다고 했다. 주택공급 위주의 이런 정책은 그렇지 않아도 과밀한 수도권 과밀을 더 심화시키고 부동산 시장을 양극화시기며 새도시 건설에 따른 그린벨트와 임야, 농지의 훼손 등 환경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첫째 부동산에 대한 제 시각은 공급 부족이 투기와 부동산 폭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공급 부족은 토지 공급 부족과 주택 공급 부족이 있고 토지 공급 부족은 도시의 주택용지 공급 부족에 있다. 주택은 도시의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다. 다음에 주택은 고급 주택에 해당되는 대형 평형이 문제다. 서울에서 위치 좋은 곳의 값이 올라가는데 대표적으로 타워팰리스다. 답이 뭐냐. 공급을 늘려주면 값이 떨어진다. 우리는 대형 평형은 못짓게 하고 소형 임대를 지으라는데 실제로는 전국적으로 임대는 분양이 안된다. 집값을 잡는데 중대형 평수를 강남 인접한 곳에 지으면 강남 집값 당연히 잡힌다. 우리 경기도는 비교적 수도권 택지를 공급할 땅이 엄청 많고 그런 좋은 집을 지을 건설 능력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새도시 건설 능력이 있다. 경기도가 주도해서 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새도시를 지으면 좋은가라는 회의론이 있다. 31개 시·군 중 1등은 분당이고 다음이 일산과 평촌, 군포, 중동 등인데, 새로 지은 새도시 그 중 규모가 크고 녹지 많을수록 인기가 좋다. 새도시가 마치 문제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도 새도시가 가장 나은 선택이다. 새도시를 많이 짓는 것이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경기도에) 새도시를 10개, 20개, 30개 지을 땅이 즐비하게 많다. 새도시를 제대로 짓고 그 이익금을 갖고 도로·녹지·철도·학교 등을 건설하면 세계적 새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두번째가 새도시와 구도시 격차해소를 위한 뉴타운 사업이다. 기존 시가지를 보다 쾌적하고 계획적으로 만들기 위해 도로, 건물 학교를 새로 리모델링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세번째로 아파트만 짓냐. 그건 아니다. 가평, 연천처럼 그림 같은 전원형 주택도 짓는다. 그 수요를 잘 조사하고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주택 공급 정책을 취해야지, 수요는 고급 주택을 원하는 데 임대만 계속 지으라고 하나. 그것은 시장의 부조화를 가져와서 가격만 폭등한다. 현실적인 정책을 하자는 거다.
-공약인 팔당상수원 수질개선은 잘 되고 있는지 재임 중 최종 목표치는 무엇인가
=팔당의 제일 문제가 경안천이다. 첫째가 강 자체가 정화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두번째가 단속을 강화하자. 소하천 140개 지점에 자동측정장치를 만들어 상시 모니터를 하고 단속 고발을 강화했다. 다음은 축사와 무등록 공장에 대해 그냥 버리지 말고 치워줄테니까 모으기만 해라, 우리 돈으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환경공영제다. 정책적으로는 팔당 일대 수질연구소를 세워 본격적인 정책연구를 하고 있다. 그외 환경부에 끊임없이 건의서를 내고 환경부에 공무원을 보내달라 요청하고 우리 공무원도 환경부에 보내 서로 협력하면서 해야한다. 일방적으로 위에서 한다고 개끗해질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 시절 국회에서 탈북자 등 북한인권문제를 비판적으로 거론해왔다. 경기도는 북한과의 교류협력사업이 많다. 경기도의 대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지와 도지사로서 북한을 앞으로 방문할 생각은 없나?
=경기도는 분단 도다. 개성·개풍·장단·연천 등 분단도로서 미수복 경기도민회가 있는데, 이산 가족들이 도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산가족이 자기 혈육을 만나고 또 고향을 방문하고 싶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특별히 경기도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평양시 강남군 당곡면에 200ha의 벼농사 지원을 하고 있고 동네 마을 주택 개량과 보건소 어린이집 등을 지어주고 있는데 그런 수준을 넘어서 북한의 경기도 지역인 개성 등 4개 시군에 대해 집중 지원할 것이다. (그곳) 주민들이 경기도민들인데 굶어죽는다. 도와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 당국에 여러차례 이야기 했다. 대표적인게 벼농사와 돼지나 젖소 축산인데 축산은 경기도가 1등이다. 그 다음에 (북쪽에서) 콩을 좋아하는데 파주 장단콩이 제일 유명하다. 산림 녹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연료문제 해결해주고 산림녹화 해결해 주겠다. 그 다음에 도로·학교·보건소와 경기북부지역의 말라리아 퇴치문제 다 도와주겠다. 그렇게 제안했다. 지난번 (식목일에) 다가게 됐는데 한·미연합군사훈련 때문에 갑자기 3-4일전 취소됐다. 그 이후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 하여튼 북의 태도가 중요하다. 자기들이 싫다는 것을 억지로 할 수 없고 접근할 밥법도 없다. 기본적으로는 그런 생각이다. 김포에 조각나루가 있다. 지금 철책이 쳐져 있는데 이번에 일산까지 경기도에서 돈 들여 연말까지 철거하는데, 앞으로 북한과 나루터도 복원하려고 한다. 한강 하류 지역의 모래채취 등을 통한 북한 수입을 증대시키는 것도 있다. 구태여 와서 일할 필요도 없고 모래는 우리가 다 퍼서 처리하고 이익금만 나누는 방식으로 도와주는 방법이고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 제안을 해놓았다. 비무장지대의 축제를 같이 하거나 일정한 때 남에서 개성까지 도보 행진과 마라톤도 제안했다. (북쪽의) 민화협에서 (우리) 제안에 긍정적이라며 좋다고 했다가 안되고 있다. 하여튼 우리는 그런 제안을 했고 언제라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노동운동을 하며 투옥도 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었을 때 만세를 불렀지만 최근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때는 (만세를)불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중화학공업은 안된다고 (당시에) 반대했다. 소비재 중심의 민족경제, 중소기업경제, 자급자족 경제론, 이런게 우리의 주장이었다. 박 대통령은 그게 아니었다. 중화학 중심, 수출 중심, 선성장 후분배적인 것이 강했다. 마이카라고 할 때 유신독재를 위한 데코레이션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지나보니까 민주화 과정은 당연히 가야하는 것인데 국가 발전론에 대한 것은 우리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동차 공업이 많다. 박 대통령 생각이 난다. 이것 아니라면 뭘 먹고 살았을까. 개혁 개방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개방 속에서 살 길을 찾아야지 막아놓고 살아보자는 것은 안된다. 에프티에이 반대 그래서 안된다.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군사독재지만 잘한 것은 수출입국, 제조업 중심, 중화학공업 투자 이런 것들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시비를 걸었던 것이 내가 잘못된 것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김문수하면 민중당을 거쳐 인천·부천지역에서 노동활동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노조 파업에 대해 ‘자기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파고 들어가는 몰지각한 자해행위’라고 했다. 노조에 대해 과거의 노동운동 때와 달리 시각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친기업적으로 정서가 바뀐 것인가.
=에프티에이에 축산업, 농민단체, 제약업계가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자기들 입지가 좁혀지니까 동정도 가고 미안한 점도 있다. 자동차 업계 노조가 반대한다. 글쎄 이 사람들이 자기들이 최대 수혜자인데 제일 격렬하게 반대한다. 이것이야말로 몰염치한 짓이다. 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국민 경제에서 하는 역할을 충분히 평가해야 한다. 대기업이 있어야 중소기업이 사는 것이다. 대기업 다 사라지면 중소기업 잘 살 것이다는 것은 소아병적인 우물안 생각이다. 수도권이 없어지면 지방이 잘 산다는 극단적이고 폐쇄적인 생각이 나라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글·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치원수 부족한데 영어마을만 최고…근본이 뒤집힌 것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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