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복권기금 10억 받고 문닫은 노숙인 쉼터

등록 2007-07-03 21:07

이사 터 마련했지만 주민 반대로 입주 못해
갈곳없는 노숙인들 “대표자 비리·횡령 의혹”
“이제 어디로 가서 잠을 자야 할 지 막막합니다.”

대구 ㅅ 노숙인쉼터에서 4년동안 생활해온 윤아무개(44)씨는 1개월전 동료 10여명과 함께 쉼터에서 쫓겨났다. 지난 5월 30일 갑자기 쉼터가 문을 닫으면서 대구 외곽지의 한 교회를 거쳐 요즘은 쪽방에서 생활한다. 동료들 가운데 3명은 대구시 서구 비산1동에서 쪽방을 얻어 생활하고, 나머지는 찜질방과 여관방 등지로 옮겨다닌다. 이들은 “노숙인들의 자립을 돕기위해 마련한 쉼터가 어떻게 순식간에 사라질 수 가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노숙인쉼터가 없어진 사연은 이렇다. 이 쉼터의 대표 조아무개씨가 건물 전세기한이 끝나가는 비좁은 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위해 복권기금에서 10억원을 지원받아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에 터를 마련했지만, 주민반대 등에 부닥쳐 입주를 할 수 없게되자 쉼터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쉼터에서 쫓겨난 노숙인들과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3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ㅅ 쉼터의 비리의혹를 폭로했다.

노숙인들은 먼저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주아무개(52)씨는 “2년동안 쉼터 이사장의 운전기사 노릇을 해왔지만 돈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벽이나 늦은 밤에도 아랑곳없이 이사장이 시키는 대로 이리저리 차를 몰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노숙인들은 또 “대표이사나 그 주변 사람들의 아파트 입주권을 따내기위해 여러차례 걸쳐 견본주택앞에 줄을 서서 기다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 노숙인은 “2년전에는 입주권을 받기위해 나흘동안 밤낮으로 분양사무소앞에서 기다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시민단체들은 쉼터 이전과정에 들어간 복권기금 10억원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대구시에 요청했다. 또 법인이나 시설에 근무하지도 않는 직원을 내세워 인건비조로 돈을 타내는 등 국고보조금 횡령과 부당지급 의혹 등을 제기했다.

대구시는 이에대해 “현재 ㅅ 노숙인쉼터가 매입한 건물에 대해 압류조치를 해놨으며 곧 복권기금 10억원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김부섭 복지정책관은 “ㅅ쉼터와 복지법인에 대한 감사착수 여부를 달서구청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며 “쉼터대표 조아무개씨가 시설운영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거쳐 새로운 사업자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