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풍경] 남도 산사 체험
“새벽 3시 예불, 빗소리와 함께한 참선, 한사람 한사람을 떠올리며 한번 절하고 한알 염주를 꿰는 108염주 만들기….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나에게 자신감을 충만시켜 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산사 체험을 한 시민의 얘기다. 이렇게 여름 더위가 다가오면서 시원한 산사를 찾아 마음을 비우고 내면을 돌아보려는 산사 수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templestay.com)이 정한 호남지역 산사 체험 장소는 김제 금산사, 부안 내소사, 남원 실상사, 해남 미황사, 해남 대흥사, 구례 화엄사, 순천 송광사 등이다.(표 참조)
금산사 쪽은 “산사 체험이 인기가 높아 4억여 원을 들여 수련관을 짓고 있고, 오는 9월께 문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7~8월 여름휴가로 떠나는 산사 체험은 자연환경과 불교 문화, 그리고 사람이 만나 그동안 잊고 있던 것들을 되찾는 시간이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사는 모동신(53)씨는 지난해 4월에 이어 올해에도 금산사 여름 수련법회를 신청했다. ‘선-나를 깨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산사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성찰을 하기 위함이다.
사진 및 인쇄기획 일을 하는 그는 “그동안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예찬했다. 그는 지난해 일주일 동안 절에 머무르며 다도를 배워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고 했다. 지인을 만나면 가르쳐 주고 권한다는 것이다.
7~8월 휴가철 맞아 내면 수행 ‘템플스테이’ 발길
금산사·대흥사 등 인기…“몸도 마음도 가뿐해져요” 산사 체험을 하기 이전에 그는 하루 7~8잔까지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셨지만, 지금은 아예 커피를 먹지 않고 녹차를 즐긴다고 했다. 나아가 늦잠 자는 버릇도 없어졌고, 정신적·체력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6개월 가량 지나니까 생활이 흐트러지면서 수련의 ‘약발’이 떨어져 이번에 다시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군을 제대했던 1978년 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도전의식과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에서 사회로 나오면서 각오가 남다르지만, 잡일에 시달리면서 생활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지루하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행선(行禪·산책)이 있는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저녁을 먹지 않고 하루 2끼만 먹으니 몸도 가벼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고생해 가며 휴가를 멀리 가는 것보다는 자신을 추스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며 “그 기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모씨는 “재충전을 위해 앞으로 1년에 한번은 꼭 산사 체험을 다녀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7~8월 휴가철 맞아 내면 수행 ‘템플스테이’ 발길
금산사·대흥사 등 인기…“몸도 마음도 가뿐해져요” 산사 체험을 하기 이전에 그는 하루 7~8잔까지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셨지만, 지금은 아예 커피를 먹지 않고 녹차를 즐긴다고 했다. 나아가 늦잠 자는 버릇도 없어졌고, 정신적·체력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6개월 가량 지나니까 생활이 흐트러지면서 수련의 ‘약발’이 떨어져 이번에 다시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군을 제대했던 1978년 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도전의식과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에서 사회로 나오면서 각오가 남다르지만, 잡일에 시달리면서 생활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지루하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행선(行禪·산책)이 있는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저녁을 먹지 않고 하루 2끼만 먹으니 몸도 가벼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고생해 가며 휴가를 멀리 가는 것보다는 자신을 추스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며 “그 기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모씨는 “재충전을 위해 앞으로 1년에 한번은 꼭 산사 체험을 다녀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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