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1주일만에 10배 부풀려 지원요청
대구시가 2011년 국제육상선수권대회 개최 비용을 1927억원으로 정부에 보고했다가 국회의원들의 호통을 듣고 1주일만에 10배나 부풀려 지원을 요청했다.
시는 지난달 23일 문화관광부를 통해 국회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별위원회’에 대회 비용 1927억원 가운데 963억원의 정부 지원을 건의했다. 대구시 박봉규 정무부시장과 이진훈 문화체육국장 등은 △조직위 운영과 문화행사 등 1264억원 △경기장 보수비 등 663억원 등을 내역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특위 소속 대구 출신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과 김석준 의원 등이 “2014년 아시아 경기대회를 치르는 인천이 4조9천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1900억원이 말이 되느냐”며 “대회 비용을 1조원 이상으로 올려라 ”고 호통을 쳤다. 시는 여름휴가를 떠났던 직원들까지 불러들여 부랴부랴 계획서를 다시 짜 1주일만인 지난달 31일 대회 예산을 1조8997억원으로 올렸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이날 기획예산처를 방문해 1주일만에 느닷없이 10배나 불어난 예산 가운데 1조원을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새로 짠 계획서에는 순수한 대회 경비에다 △경기장 진입로 개설비 3700억원 △육상진흥센터 건립비 480억원 △장애인 편의시설 2485억원 등 40가지가 넘는 사업이 들어 있다.
김연수 시 기획관리실장은 “국회 특위에는 순수한 대회 경비만 보고했으며 , 곧 이어 인천처럼 간접비용까지 계산해 정부에 지원을 건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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