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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반장 학부모는 ‘찬조금 수금원’?

등록 2005-04-04 22:32수정 2005-04-04 22:32

학교쪽 ‘지시’ 못따라 딴 학생에 반장자리 넘기기도

“찬조금 무서워서 반장 못해먹겠다.”

경기 부천 ㄷ고교 1학년 반장 어머니 ㅇ씨는 지난달 초 학부모회로부터 찬조금 100만원을 거두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들이 속한 반 학부모 10명을 대의원으로 뽑아 10만원씩 걷어내라는 것이었다.

ㅇ씨는 그러나 대의원을 모집하지 못했고 찬조금이 부담스러워 학부모회 임원을 그만뒀다. 곧 ㅇ씨의 아들도 반장 자리를 다른 학생에게 내줘야했다.

같은 학교 1학년 또다른 반장 어머니 ㅂ씨는 같은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학부모들한테 200여통이나 전화를 걸었다가 뜻밖에도 아들만 ‘봉변’을 당하고 있다. ㅂ씨 아들은 반 친구들한테서 “너희 엄마가 뭔데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서 돈을 내라고 하느냐”는 항의와 함께 ‘왕따’까지 당하게 된 것이다.

또한 부천 ㅇ고교 한 학부모회 임원은 “아이가 반장이 되면 엄마도 반장이 된다”며 “무작정 찬조금 20만원을 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불법 찬조금은 초등학교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부천 ㅈ초등학교 운영위원회는 한 학년에 1명씩 뽑은 운영위원 6명에게 저마다 100만원씩 모두 600만원의 운영비를 내라고 강요했고, 이를 거부한 한 운영위원에게는 사퇴압력까지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부천지역 학부모와 교사들로 꾸려진 ‘부천교육주체연대회의’의 조사에서 밝혀졌는데, 문제가 된 이들 3개 학교에서는 새학기가 시작된지 채 한달여만에 모두 4400만원에 이르는 불법 찬조금이 조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 학부모는 “찬조금은 야간 자율학습 시간 전기요금과 교사 수고비 등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결국 학교발전이 아니라 내 아이를 잘 봐달라는 ‘뇌물’이나 다름없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천교육주체연대회의는 4일 경기도교육청과 부천교육청에 ㅇ고, ㄷ고, ㅈ초교 등 3곳의 불법찬조금 모금행위와 관련한 감사를 요청했다.

부천/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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