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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학교가 숲으로 변했어요

등록 2007-10-23 20:46

범서초등학교 안 생태연못(개구리 연못)에서 학생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못의 물은 3m 높이의 호스를 통해 내려오며 이 물은 태양광 시설에서 만들어진 전기로 펌프를 통해 올려진다.
범서초등학교 안 생태연못(개구리 연못)에서 학생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못의 물은 3m 높이의 호스를 통해 내려오며 이 물은 태양광 시설에서 만들어진 전기로 펌프를 통해 올려진다.
‘생태학교’ 울산 범서초교 가보니
건물에 식물덩굴·통로엔 화단…열섬현상 줄이고
쾌적한 환경서 수업…에너지 중요성 몸으로 느껴

‘어. 숲이야. 학교야?’

23일 오후 울산 울주군 범서읍 범서초교 정문을 들어서니 교실 창문 사이 벽을 따라 밑에서부터 4층 옥상까지 1년생 제비콩 덩굴이 타고 올라간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른 건물 4곳 아래 쪽에도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다년생 식물들이 건물 위로 뻗어 가고 있었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교내 곳곳 통로엔 화단이 조성됐다. 태양열이 복사되어 뜨거워지는 열섬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맨땅이던 건물과 건물 사이 흙바닥엔 사계절 화초와 침엽·활엽나무가 뿌리를 내렸다.

맨땅을 파서 만든 생태연못은 친환경 에너지의 생성과 실제 사용 과정을 잘 설명해 에너지 절감운동의 산실이 되고 있다. 3m 높이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넘치면 학교 건물 2층에 설치된 태양전지판에서 생성된 전기로 다시 물을 펌프를 통해 끌어올리고 낮에 태양빛으로 생산한 전기로 밤에 생태연못 옆 가로등을 켜는 과정은 신기했다.

2001년 56학급 정원 2000여명 규모의 학교를 새로 지은 이 학교는 2005년부터 교직원 학부모 학생 지역기업 봉사단체들이 함께 생태학교를 만들기 시작했다. 미래 주역인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환경과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지난 3년 동안의 노력으로 이 학교는 국내외 권위 있는 여러 상을 타며 생태학교의 본보기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는 국제연합(UN)이 수여하는 에너지위너상을 받았다. 올해는 경기도 포천군 추산초교와 함께 ‘학교숲 시범학교만들기 모델’로 선정됐다. 학교숲 시범학교 만들기는 산림청과 생명의숲, 유한킴벌리가 기후 변화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실천하자는 뜻에서 펼치는 시민운동이다. 또 학교숲 가꾸기운동을 결산하는 전국 학교숲의 날 행사를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24일 연다. 이날 행사에선 에너지 짚공예 목공예 천연염색 풍선하트 등 다양한 체험전과 함께 곤충캐릭터전시회 등이 열린다.

강복득 교장은 “5억5000만원을 들여 3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과 교내 수영장의 물을 데울 수 있는 태양열시설을 올 연말까지 완공하면 2500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며 “몸은 고달프지만 훗날 숲으로 뒤덮일 학교를 생각하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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