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로비 5개 철거 결정
“이미 수집된 정보도 파기해야”
“이미 수집된 정보도 파기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영남대의료원이 병원 로비에 설치한 폐쇄회로 티브이(한겨레 5월 11일치)의 일부 철거 및 이를 통해 수집된 설치 목적 밖의 개인 영상정보 파기 등의 결정을 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이 사안에 대한 차별조정회의를 열어 “영남대의료원 1층 로비에 설치된 폐쇄회로 티브이의 카메라 13대 중 5대를 철거하고 나머지 8대의 촬영 방향은 노사가 합의해 결정한다”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인권위는 “설치 목적과 관계없는 영상정보를 얻기 위해 폐쇄회로 카메라 임의 조작 및 회전·줌 기능 설정이나 녹음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결정도 내렸다. 이밖에 “의료원이 수집한 설치목 적 외의 개인 영상정보는 11월 10일까지 파기 또는 삭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은 당사자 사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위해 위원들이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14일 안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확정된다.
지난해 8월부터 노사분규를 겪어온 영남대의료원은 지난해 10월 노조 집회장으로 사용되던 1층 병원 로비 주변에 노조의 동의 없이 폐쇄회로 티브이 8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 지부와 대구인권단체 연석회의는 이에 맞서 지난 5월 9일 병원 쪽이 로비 등에 설치한 폐쇄회로 티브이로 인해 불이익 및 차별과 감시를 당하고 있다며 더이상 가동되지 않도록 긴급구제 진정을 했다.
이에 관련해 영남대병원 쪽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권운동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일상적 인권 침해와 차별행위 중지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영남대의료원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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