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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아파트 옆 공연장’엔 음악과 정이 흐른다

등록 2007-11-01 22:05

가락스튜디오에서 열린 퓨전연주팀 ‘그리고’ 공연의 한 장면. 가락스튜디오 제공
가락스튜디오에서 열린 퓨전연주팀 ‘그리고’ 공연의 한 장면. 가락스튜디오 제공
대구 범물동 ‘가락스튜디오’ 개관 1주년
인혁당 다룬 연극부터 재즈·가야금까지
공연 뒤엔 관객과 ‘통닭과 맥주’ 뒤풀이
대구의 동남쪽 끝, 진밭골 등산로에서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수성구 범물동 용지네거리에는 독특한 문화공간이 있다. 사진관이나 호프집이 있음직한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자리잡은 허름한 빌딩의 지하로 내려가면 뜻밖에도 잘 꾸며진 소극장 ‘가락스튜디오’가 나타난다.

지난달 27일 토요일 저녁 50여 평 남짓한 이곳에 하나 둘씩 관객들이 모여들자 김은주의 가야금 공연 ‘예스! 가야금 소리, 휴식하다’가 시작됐다.

공연을 보러 온 정정자(41)씨는 “연주자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포착되는 밀착된 공간에서 음악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며 “좁지만 본격 공연장이 동네에 있다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따스한 차와 맥주, 와인 등을 곁들인 뒤풀이가 이어졌다.

가락스튜디오는 기타리스트 이동우(48)씨가 지난해 문을 열어 10일로 개관 한 돌을 맞는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본격 문화공간이 아파트촌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공간을 마련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이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배웠고 대학에서는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다. 노래패 ‘소리타래’ 창단 멤버로 한국예술인총연합(민예총) 활동도 했으며, 자연스럽게 음악이 업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서 아트홀로 이름을 고치라는 권유도 많지만 공연보다는 작업의 연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칠곡의 문화마을 옻골, 성서 에프엠방송국 옥상 문화공간 등 색깔 있는 작은 공간들이 대구의 문화화를 다양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선 지난 1년 동안 인혁당 사건을 다룬 연극 〈심연〉, 호세 리 플라멩고 기타연주회, 우헌 김종국의 피리 정악 등 수준 높은 공연과 노래로 배우는 음악 기초이론, 재즈 등 평소 만나기 힘든 강좌들을 열었다.

지난달부터는 가수 박창근의 공연을 시작으로 피리, 가야금 등 연말까지 개관 기념 릴레이 콘서트 ‘소리로 집을 짓다’(매주 토요일 저녁 7시)가 열리고 있다. 이종희·김현태의 무용 ‘창 속에서’(3일), 10일 김은진의 해금연주 ‘다반향초’(10일), 전자음과 국악이 어우러지는 ‘엑조티카’(17~18일), 24일 조성진의 마임공연(24일) 등으로 이어진다.


다음달에는 아마추어들의 색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경북대 우리노래반 출신의 백지숙, 오병현의 ‘노래’ 공연(1일)이 열리며, 8일에는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의 탭댄스 공연과 김창호 (경북대 독문과) 교수의 병신춤, 이대우(경북대 노어노문학과) 교수의 노래공연 등이 이어진다. 15일과 22일에도 사연 있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공연이 펼쳐지고, 29일에는 송년잔치 ‘딴따라들의 난장’으로 한해를 마감한다. 이달의 공연은 일반 1만5천원, 학생 1만원씩을 받지만 다음달의 공연은 모두 무료다. (053)781-1804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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