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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울릉도 ‘꿈의 일주도로’ 이어질까

등록 2007-11-04 18:08수정 2007-11-04 23:45

내수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울릉일주도로 미개통 구간. 울릉군은 이 구간에 교량을 세워 일주도로를 연결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내수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울릉일주도로 미개통 구간. 울릉군은 이 구간에 교량을 세워 일주도로를 연결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43년째 4.4㎞ 미개통 섬목마을 ‘섬 속의 섬’
8일 ‘국비지원’ 성사되면 해상교량 추진
‘도로 끝.’

경북 울릉군 울릉읍 내수전 마을 어귀에는 이런 표지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북면 섬목마을까지는 불과 4.4㎞. 도로가 있다면 10분도 안 되는 거리다. 하지만 내수전에서 섬목마을로 가려면 굽이굽이 고갯길과 험난한 해안도로가 있는 일주도로 개통구간 39.8㎞를 되돌아가야 한다.

북면에 사는 손용관(52·천부1리)씨는 “섬마을 안에서 다시 고립된 섬마을에 사는 심정을 육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구(60)씨도 “울릉도는 사실 두 개의 섬”이라며 “모든 행정·편의시설이 군청이 있는 도동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태풍 등으로 한쪽 길이 끊어지면 나머지 지역은 완전히 고립된다”고 거들었다.

도로 끝 표지판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인근 내수전 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울릉일주도로가 1963년 착공된 이래 43년째 완전 개통되지 않고 이곳에서 공사가 중단된 이유가 절로 이해된다. 유보 구간은 산과 기암절벽이 막고 있어 도로를 건설하려면 터널을 뚫거나 바다에 다리를 놓아야 한다. 건설비도 막대하지만 환경 훼손 문제도 만만찮다.

정윤열 울릉군수는 “아름다운 해양다리를 놓아 도로를 연결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한데 1500여억원의 예산이 들어 군·도비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오는 8일 건설교통부에서 열리는 국도 및 국가지원지방도로 노선조정회의를 전 군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울릉일주도로가 국가지원지방도로로 승격되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울릉군민의 오랜 숙원이 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울릉군은 미개통 4.4㎞ 구간 중에 1.4㎞ 구간은 터널, 500m는 일반도로, 나머지 2.6㎞는 해상교량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울릉일주도로는 섬 주민들에게는 삶을 위한 생명선이지만 이곳을 찾는 한 해 2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에게는 울릉도의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관람코스다. 택시나 관광버스를 타고 이곳을 돌아보는 육로투어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일주도로도 많이 달라졌다. 도동에서 사동으로 넘어가는 험한 고갯길은 ‘뱃멀미에 시달리며 도동항에서 내려 리조트가 있는 사동까지 굽이굽이 차를 타고 돌아가면 정신이 몽롱해 ‘환상의 섬 울릉도’라는 농담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도동~사동간 터널이 개통되면서 한결 통행이 수월해졌다. 과거의 고갯길은 이제 관광코스로만 쓰인다.


저동~도동간 구간을 지나다 보면 울릉도 최초의 문화예술회관 공사가 한창이다.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4000여㎡ 규모의 이 회관은 올 12월 완공돼 안용복을 주제로 한 연극을 처음으로 상연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보며 차를 더 달려 거북바위로 유명한 통구미, 울릉도의 옛 중심지 태하를 지나면 바닷물이 푸르다 못해 검을 정도인 현포에 이른다. 울릉도 유일의 야구장이 있는 천부초등학교 현포분교 인근에는 안용복 울릉도 해양과학기지가 들어선다. 경북도는 이 시설을 울릉도와 독도의 생태 종 복원 및 서식환경 연구, 생물자원보존을 위한 연구 거점으로 만들고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15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10년까지 해양자원 연구센터 및 단지기반 조성이 완료된다.

이어지는 천부항과 섬목 구간은 가장 울릉도다운 해안도로다. 한 굽이 돌 때마다 기암괴석과 암석터널이 이어지고 이색적인 풍경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저 멀리 죽도가 싱그러운 자태를 보이고 해국이 흐드러진 섬목에 서면 다시 국도는 끊어진다. 이제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야 한다.

동행한 김유길 울릉군 지역혁신협의회장은 “울릉군민의 한을 이번엔 풀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울릉일주도로란?

울릉일주도로 유보구간
울릉일주도로 유보구간
울릉도 곳곳을 잇는 유일한 도로(지방도 926호, 군도)다. 군은 1963년부터 섬 일주도로를 개설하기 시작해 37년의 대공사 끝에 총예산 777억원을 들여 2000년 9월 섬 일주도로 44.2km 중 1500여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유보구간 4.4km를 제외한 39.8km만 개통했다. 정부합동감사반도 지난 5월 주민과 관광객의 불편이 크지만 현재 울릉군의 재정 형편으로는 울릉일주도로의 효율적인 유지 관리와 유보구간 개설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가지원지방도로로 승격시켜 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

울릉/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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