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시민영상제 상영작 <빨간 불 켜진 재래시장>의 한 장면.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제공
주부 강영옥씨 제작 ‘빨간 불 켜진…’ 등 13편 상영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시민들이 스스로 제작한 영상들을 상영하는 독특한 영상제가 대구에서 열린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와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는 10일 오후 2시 대구시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사 소강당에서 ‘2007 대구 소박한 시민영상제-차이의 발견’을 연다.
2회째를 맞는 이 영상제는 지난해 퍼블릭액세스(시청자 제작프로그램) 운동의 하나로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거창한 의미보다 시민들이 서로 잘 만든 프로그램을 비교해 보고 자극을 받아 창작 의지를 높이자는 ‘소박한’ 취지로 연다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올해의 시민영상 섹션’에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연 제7회 퍼블릭액세스 작품상 수상작인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강영옥씨의 <빨간 불 켜진 재래시장>과 대학언론 탄압을 다룬 <우리 신문사 사장님은 총장님>(김아리)이 상영된다.
<빨간 불…>의 무대는 대구시 동구 평화시장이다. 이곳에 불이 났지만 영세한 상인들은 보험금을 타거나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했다. 더구나 대형마트까지 생기면서 더욱 살 길이 안보이는 재래시장 상인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연말부터 7개월에 걸쳐 이 작품을 제작한 강영옥(47·주부)씨는 “평화시장 주변에 20년을 살다보니 시장사람들을 잘 알게 됐는데 그들의 처지가 너무 딱해 첫 작품의 주제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글이나 컴퓨터를 모르는 비문해자들을 가르치는 ‘아름다운 학교’ 강사 자원봉사를 4년째 하고 있다. 지난 5월 동구주민회에 디지털 카메라 강습을 갔다가 영상제작을 배워 다큐멘터리까지 찍게 된 그는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쪽의 이야기를 영상작업을 통해 할 때 세상은 보다 따뜻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풀뿌리 영상 섹션’으로는 해체 위기의 아동보육시설 베다니농원을 다룬 <이 세상의 모든 가족들에게>와 중학 2학년생의 눈으로 학생인권의 현실을 본 <인권 up, 문화 樂>이 상영된다.
특별 상영작으로 소록도 한센병 환자 할머니의 삶을 다룬 <동백아가씨>와 북한의 1966년 월드컵 8강진출기 <천리마 축구단>(다니엘 고든-‘북한바로알기 섹션’)도 볼거리다. 이밖에 치매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가족 이야기를 다룬 <박하사탕>, 금호강 주변의 잘 알려지지 않는 자연환경 등을 담은 <아름다운 금호강>, <불로고분군 이야기>등 모두 13편이 상영된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허미옥 사무국장은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굳이 하나로 만들려 하지 말고 차이를 인정하면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주장과 새로운 세상을 보고 느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053)423-4315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허미옥 사무국장은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굳이 하나로 만들려 하지 말고 차이를 인정하면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주장과 새로운 세상을 보고 느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053)423-4315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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