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신 결혼 이민여성 마가리타(오른쪽)가 3일 경상북도 지사실에서 친정어머니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행자부, 결혼 이주여성 45명 친정부모 초청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필리핀 결혼 이민 여성 마가리타(37·경북 영주시 풍기읍)는 한국으로 시집온 지 4년 만에 친정 어머니를 만난 3일 기쁨에 겨워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마가리타는 지난 6월 경북 영주시에서 주관한 다문화 가족 합동전통혼례식을 앞두고 물혹 수술을 위해 큰 병원에 갔다가 유방암 판정과 함께 당장은 수술도 어렵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남편은 그날 이후 암에 좋다는 송이버섯과 약초를 찾으려 산에서 살다시피 한다. 몇차례의 항암 치료와 남편의 정성으로 조금씩 차도는 보이지만 몸이 아픈 뒤 마음의 병은 깊어만 갔다.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밤잠을 설쳤지만 가정 형편상 고향 방문은 엄두도 못냈다. 마가리타는 “너무나 보고싶은 부모님을 만나게 해 준 경북도와 한국 정부에 감사한다”고 밝게 웃었다.
‘세계 이민자의 날’(8일)을 앞두고 행정자치부가 우리나라로 시집 온 전국 다문화가정 여성 이민자 45명의 부모를 한국으로 초청해 부모와 자식 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도록 배려했다. 경북도에서는 마가리타를 비롯해 베트남·필리핀·태국의 결혼이민자 친정부모 4가족 8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2000년 한국에 온 위분카른티 디코차니파(30)은 2004년 김천에 살던 남편이 위암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하지만 시아버지를 모시고 미취학 자녀 2명을 홀로 키우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던 위분카른디도 꿈에도 그리던 부모님을 만나게 됐다.
베트남에서 온 레티 배하이의 남편 황웅(46)씨는 “아내가 마음이 설레이는지 어젯밤 한잠도 못잤다”며 “장인·장모님에게 사는 거 있는대로 보여주고 접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너무 빡빡한 행사 일정에 가족끼리의 시간이 부족한 것을 아쉬워 했다.
가족들은 이날 김관용 경북지사와 만난 뒤 딸이 살고 있는 집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4일 시군별로 환영행사를 가진후 영주 소수서원, 선비촌 등 경북지역 문화탐방을 한다. 이어 서울로 올라가 창덕궁, 63빌딩, 한국민속촌, 청와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방문한 후 7일 귀국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가족들은 이날 김관용 경북지사와 만난 뒤 딸이 살고 있는 집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4일 시군별로 환영행사를 가진후 영주 소수서원, 선비촌 등 경북지역 문화탐방을 한다. 이어 서울로 올라가 창덕궁, 63빌딩, 한국민속촌, 청와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방문한 후 7일 귀국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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