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중구술열전> 등 16권
<한국민중구술열전> 등 16권
우리시대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마치 역사처럼 기록한 민중자서전 16권이 발간됐다. 영남대에 본부를 두고 목포대, 전북대, 중앙대 등 전국 4개 대학 6개 연구소가 중심이 돼 참가하고 있는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단’은 최근 <한국민중구술열전> 13권과 <사진으로 기록한 이 시대 우리 이웃> 3권 등 모두 16권(사진)을 펴냈다. 이 책들은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박현수(62) 교수를 포함해 전국의 인문학자 100여 명이 지난 5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품을 판 산물이다. 역사로 남지 못한 채 사라져갈 20세기를 살아온 평범한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기록하고 있다. 일제 치하 징용에 끌려갔다 와 한국전쟁과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를 겪은 심재언(86)씨, 여섯살에 천자문을 떼고 보통학교에서 월반을 두번이나 하며 천재로 불렸지만 가세가 기울어 머슴살이까지 해야했던 박민규(85)씨 등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살아온 13명의 삶이 각각 한 권의 책으로 남게 됐다. 이와 함께 연구단은 한국 민중 37명의 어제와 오늘 등 <사진으로 기록한 이 시대 우리 이웃>시리즈 3권도 출간했다. 박현수 단장은 “민중이란 자기네가 역사를 쓰지 못하고 역사의 뒷전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20세기 역사를 민주화 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일상 모습을 기록하는 일이 절실하며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작업 도중 한국전쟁 이전 세대와 전후 세대 사이에 소통이 안된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이 책이 세대간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단은 2002년 8월 학국학술진흥재단의 기초인문학 육성지원으로 출범해 현재 4개 대학과 국립영상원, 한국역사민속학회, 한국문화인류학회, 일본 큐슈대학 등도 참여하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영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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