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여성들이 10일 계명대에서 경북도의 방과후 영어교사 양성과정 수업을 듣고 있다.
경북도-계명대 이민여성 ‘선생님 과정’
농촌 초등학교서 원어민 강사로 활동
한국인 외국인 상대 한글교사도 양성 10일 대구 계명대 국제교육센터 4층 강의실. 미국인 교사의 지도에 따라 10여 명의 결혼이민여성들이 눈을 반짝이며 ‘영어 듣기와 어휘’ 수업을 받고 있다. 경북도와 계명대가 지역의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진행하는 ‘결혼이민여성 방과후 교사 및 한글 방문교사 양성과정’이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리자 브이 사클라이언(30·경북 문경시 문경읍 당포1리)씨는 요즘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 먹고 5시 반이면 집을 나서 버스를 탄다. 아침 10시부터 진행되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수업을 마치고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해 밀린 집안일을 한다. 이토록 힘들게 먼길을 오가는 이유는 정식 방과후 교사가 되고 싶은 꿈 때문이다. 리사는 2002년 필리핀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다 과수원 농사를 짓는 남편과 국제결혼을 해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말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힘겨운 생활을 했다. 어느 정도 한국생활에 적응하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일이 필요했다. 그는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교재를 이용한 외국어 교수법을 배우게 돼 너무 기쁘다”며 “배운 것을 하루 빨리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글 방문교사 과정의 베트남 출신 피 티 옥란(27·경북 구미시)씨는 하노이국립대학 한국어과를 졸업한 뒤 2002년 구미 오리온금속에서 통역일을 하다 남편을 만나 2005년 결혼했다. 결혼 후 회사가 없어져 쉬고 있다가 썩히고 있던 자신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 지원했다. 그는 “한국어를 못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들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고통이 크다”며 “이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역의 결혼이민여성들을 방과후 영어교사나 방문 한글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 과정을 개설해 7일부터 30일까지 주 5일 84시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도 여성청소년가족과 조자근 사무관은 “지역에 사는 고학력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 초등학교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원어민 강사를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강생들은 과정을 마치면 자신들의 모국어(영어, 중국어 등)를 초등학교에서 가르치거나 새로 한국 남성과 결혼해 이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된다. 경북도지사와 계명대 총장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받으면 원어민교사 등 취업에 우선 순위를 받도록 경북도교육청과도 협의했다. 경북도는 원하는 이들에게 영상장비가 딸린 통학버스와 기숙사를 제공하는 한편, 시범실시해 성과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이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한국인 외국인 상대 한글교사도 양성 10일 대구 계명대 국제교육센터 4층 강의실. 미국인 교사의 지도에 따라 10여 명의 결혼이민여성들이 눈을 반짝이며 ‘영어 듣기와 어휘’ 수업을 받고 있다. 경북도와 계명대가 지역의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진행하는 ‘결혼이민여성 방과후 교사 및 한글 방문교사 양성과정’이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리자 브이 사클라이언(30·경북 문경시 문경읍 당포1리)씨는 요즘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 먹고 5시 반이면 집을 나서 버스를 탄다. 아침 10시부터 진행되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수업을 마치고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해 밀린 집안일을 한다. 이토록 힘들게 먼길을 오가는 이유는 정식 방과후 교사가 되고 싶은 꿈 때문이다. 리사는 2002년 필리핀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다 과수원 농사를 짓는 남편과 국제결혼을 해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말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힘겨운 생활을 했다. 어느 정도 한국생활에 적응하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일이 필요했다. 그는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교재를 이용한 외국어 교수법을 배우게 돼 너무 기쁘다”며 “배운 것을 하루 빨리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글 방문교사 과정의 베트남 출신 피 티 옥란(27·경북 구미시)씨는 하노이국립대학 한국어과를 졸업한 뒤 2002년 구미 오리온금속에서 통역일을 하다 남편을 만나 2005년 결혼했다. 결혼 후 회사가 없어져 쉬고 있다가 썩히고 있던 자신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 지원했다. 그는 “한국어를 못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들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고통이 크다”며 “이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역의 결혼이민여성들을 방과후 영어교사나 방문 한글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 과정을 개설해 7일부터 30일까지 주 5일 84시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도 여성청소년가족과 조자근 사무관은 “지역에 사는 고학력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 초등학교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원어민 강사를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강생들은 과정을 마치면 자신들의 모국어(영어, 중국어 등)를 초등학교에서 가르치거나 새로 한국 남성과 결혼해 이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된다. 경북도지사와 계명대 총장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받으면 원어민교사 등 취업에 우선 순위를 받도록 경북도교육청과도 협의했다. 경북도는 원하는 이들에게 영상장비가 딸린 통학버스와 기숙사를 제공하는 한편, 시범실시해 성과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이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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