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물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며 우리나라 최대의 수달 서식처로 알려진 봉화 운곡천이 개발에 밀려 곧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수달이 기가 막혀!”
농장·휴게시설등 계획 봉화군은 경북지역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봉화군 명호면 명호리 26㎞를 흘러내리는 운곡천은 수정 같은 맑은 물과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운곡천은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수달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경북지역에서 수달 보호에 앞장서온 수달보호협회는 우리나라 대부분이 하천에서 자취를 감춘 수달이 운곡천에서는 20마리 이상 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태고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고 평가받는 운곡천이 곧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봉화군이 운곡천 상류인 문수산 허리에 대규모 ‘웰빙’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봉화군은 애초 문수산 7부 능선에 스키장을 건설하려다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하자 웰빙시설 쪽으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봉화군에서 아무리 환경을 살려가며 공사를 한다고 해도 맑고 맑은 운곡천의 수질오염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천 하류에는 봉화군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2008년까지 90여억원을 들여 봉화군 명호면 도천리 운곡천 하류 3만5천여평에 반딧불이 및 습지 동식물 관찰 공간, 유기농법 농장, 생태 이벤트 공간, 전망대, 휴게시설 등을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봉화군은 연말쯤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을 세워놨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생태공원 규모가 너무 크고 조성 계획안에는 6천여평짜리 주차장과 4500여평의 공연장을 만드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며 “이 생태공원이 조성되면 운곡천의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보존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는 견해를 밝혔다. 수달보호협회 박원수(48) 회장은 “환경청과 경북도 등에서 운곡천의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봉화군 쪽은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최대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봉화/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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