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머쉬랜드, 기피사업에 20억 투자…4년만에 200만달러 목표
지난 21일 오전 울산 울주군 삼동면 작동리 영농조합법인 ‘울주 머쉬랜드’ 3공장 포장실에선 머리에 수건을 두른 30~40대 여성 20여명이 노란색 상자에 담긴 팽이버섯을 일정 분량으로 포장하고 있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팽이버섯을 담은 유리병을 포장실로 운반하는 컨베이어가 쉼없이 돌아간다. 입사 넉 달째인 김정욱(26)씨는 “이 곳에서 키운 팽이버섯이 외국 식탁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머쉬랜드는 2005년 5명의 투자자들이 20억원을 모아 만들었다.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어닥칠 즈음에 돈이 되지 않는 농산물에 투자한 것이다. 임만석 머쉬랜드 대표는 “대박을 쫓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거스른 셈”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머쉬랜드는 사전에 국내외 팽이버섯 시장을 분석하고 준비했다. 먼저 1990년대까지 600여곳이던 국내 팽이버섯 농가가 10곳으로 줄어든 것에 주목했다. 또 국내에서 적정 수준의 팽이버섯 가격을 보장받기 위해선 과잉상태인 국내 팽이버섯을 외국으로 수출할 필요가 있었다.
수출을 하기 위해선 품질이 뛰어나야 했다. 이에 따라 ISO(국제표준화기구) 등 식품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각종 친환경 농산물 인증서를 획득했다. 팽이버섯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첨단 재배방법 등을 배웠다..
또 외국에서 저가의 중국 팽이버섯과 싸우기 위해선 국내보다 수출가격을 전략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다량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했다. 연중 생산이 가능하면서 고용인력을 최소한 줄여야 했고 전 공정을 중앙컴퓨터로 24시간 모니터하는 자동화도 필수였다.
머쉬랜드는 쓰러진 팽이버섯 농장을 인수해 계획대로 밀고 나갔다.
이후 캐나다와 미국에 샘플을 보냈다. 농약과 방부제를 쓰지 않았는데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머쉬랜드 팽이버섯의 비법을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 여기에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바이어들의 주문이 이어져 캐나다 팽이버섯 시장의 80%를 독식하는 등 현재 세계 10여개국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창업 4년째인 올해는 매출 목표를 수출 200만달러를 포함해 60억~70억원으로 잡고 있다. 창업 첫해 7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것보다 6~7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창업 첫해 7명에서 현재 60여명으로 늘어난 직원도 더 뽑을 예정이다.
임 대표는 “농민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에 예산 지원 요청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052)264-8888 울산/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임 대표는 “농민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에 예산 지원 요청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052)264-8888 울산/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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