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협회 등 “마땅한 후임자 없다” 대표 유임 움직임
대구염색공단,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등 굵직굵직한 섬유단체 대표들이 대부분 또 유임될 전망이다. 섬유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대표 물갈이 요구가 높지만 섬유단체들은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대구 지역 염색업체 120여곳의 폐수를 처리하는 대구염색공단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함정웅(68) 현 이사장을 임기 3년의 새 이사장으로 뽑았다. 함 이사장은 1992년부터 16년 동안 염색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해왔다. 함 이사장은 염색공단 이사장이 겸직하도록 돼 있는 규정에 따라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도 연임됐다. 1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염색기술연구소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염색업체 수백 군데에 염색기술을 지도하는 곳으로, 산업자원부와 대구시, 경북도 등에서 한해 2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함 이사장은 94년 이 단체가 출범한 뒤 14년째 이사장으로 재임중이다.
지역 섬유단체 대표격인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도 4월 초순쯤 새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지만 안도상(71) 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섬유산업협회 이태희 부회장은 “안 대표가 연임 거부 뜻을 밝혔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연임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섬유산업협회는 올해부터 대표의 임기를 3년에서 4년으로 늘렸다. 이 단체는 각 섬유단체 대표 7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해마다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아 국제섬유박람회를 열고 있다. 또 직원 90여명이 근무하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도 다음주 중으로 이사회를 열어 윤성광(64)현 이사장의 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1년전부터 각 섬유단체의 대표를 바꾸도록 권유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침체된 지역섬유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판로 확보와 신소재 개발 등 섬유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지만 단체 대표들이 너무 노령화돼 있고, 일부는 재임기간이 너무 길어 교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염색공단 이사장이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을 겸직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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