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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북에 국수기계 보내는 ‘통일운동 전도사’

등록 2008-03-20 22:09수정 2008-03-21 10:09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본부 남북교류협력본부장 김종훈씨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본부 남북교류협력본부장 김종훈씨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본부 남북교류협력본부장 김종훈씨
6년간 10차례 북 방문…비료등도 지원
진보진영 통합 위해 총선 불출마 선언도

북한 평양시내 모란봉구역 개선문 옆에는 남쪽에서 만든 국수공장이 있다. 월 120여t을 생산하는 3대의 국수기계 가운데 옥수수기계 2대는 울산시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지난해 보낸 것이며, 밀가루기계 1대는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본부가 2006년 1월 시민성금을 모아 보냈다.

국수기계가 북쪽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김종훈(44·사진)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본부 남북교류협력본부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 김 본부장은 2002년 민주노동당 시의원으로 당선된 뒤 지금까지 10여 차례 남과 북을 넘나들었다. 홀로 방문해 북쪽 실무자들과 협상을 벌이기도 하고, 시의회 의장과 시교육감 등 지역의 유력 인사들을 이끌고 가기도 했다. 한나라당 소속 울산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설득해 2억2000만원어치의 농업용 비료와 못자리용 비닐을 기어코 북에 보냈다. 지속적인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2005년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운동본부 결성에도 앞장섰다. 지난해에는 이상욱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을 만나 통일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대기업 노조의 사회공헌활동 범위를 북쪽으로 넓힐 것을 설득해 옥수수기계를 보내게 했다.

“평화와 전쟁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남쪽이 경제 봉쇄와 수해 등으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북녘동포들을 돕고 북과 경제교류를 하는 것은 남북의 평화 번영을 보장하는 지름길입니다. 미래의 통일비용을 줄이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가 통일운동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유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 때 다시 동구 시의원으로 출마하려 했으나 당은 동구청장 출마를 요구했다. 결국 그는 재선이 유력했던 시의원을 버리고 당선 가능성이 낮은 동구청장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2년 전 당의 요구에 따랐던 그는 얼마 전에는 이를 거슬렀다. 4·9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지지자들이 집을 찾아와 울산 동 선거구 출마를 권유했지만 그는 “진보진영 후보끼리 경쟁을 하면 공멸하고 만다”며 끝내 고사했다. 결국 이 지역은 그의 바람대로 진보신당과 한나라당 후보가 맞대결을 벌이게 됐으며, 북구도 민노당과 한나라당 후보의 맞대결 가능성이 커졌다.

울산대 재학 중 현대중공업 노조의 128일 파업투쟁을 지원하다 옥고를 치룬 뒤 학업을 그만두고 20여년 동안 동구에서 지역운동을 계속해 온 그는 “저의 살신성인의 뜻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 뒤 마음 고생을 한 탓인지 그의 눈에 잠깐 이슬이 맺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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