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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시마네현 초청’ 경북도 뒷감당 쩔쩔

등록 2005-04-19 21:45수정 2005-04-19 21:45

[현장의 눈]

경북도가 새달 19일 포항에서 열 예정이었던 동북아 자치단체연합 개소식을 무기한 연기해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망언을 한 스미다 노부요시 시마네현 지사에게까지 초청장을 발송한 뒤 도청 홈페이지를 가득 메운 누리꾼(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에 밀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도청 홈페이지에 밀려든 누리꾼들의 비난 의견이 수천건이 쏟아졌다”며 “국내 각계와 동북아연합 회원단체들의 의견을 들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동북아 자치단체연합(NEAR)은 1996년 이후 경북도가 동북아 지역 자치단체들의 교류와 협력을 위해 결성한 국제기구로 현재 한국을 비롯해 동북아시아 6개국에서 40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9월 동북아 자치단체연합 상설사무국을 유치한 뒤 새달 19일, 각국 지방자치단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포항시에서 성대한 개소식을 열기로 했다. 관련 국·과장들은 개소식 참가 독려 등을 위해 해외출장까지 갔다. 그러나 개소식이 연기되면서 함께 열리려던 동북아 비즈니스 촉진회의, 동북아 지역협력포럼, 동북아 전문품목 수출 상담회 등 관련 행사도 모두 연기됐다. 국제적인 공신력이 땅에 떨어졌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난 12일, 일본 교토통신은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에 반발해 자매관계 파기를 포함해 교류단절을 선언한 경북도가 4일 스미다 노무요시 시마네현 지사에게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스미다 지사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명기한 후소샤 교과서 등 일본 교과서의 채택에 앞장서겠다는 견해를 밝혀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경북도는 부랴부랴 “초청장 발송은 자치단체연합의 리더 단체로서 공적인 지위에서 한 행위”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의 비난을 견디지 못해 개소식을 연기했다. 초청장을 발송한 4일에는 독도문제로 국민감정이 한창 격앙돼 있을 당시였는데 이 일의 파장을 미처 예상못했다는 경북도의 해명은 이해하기 힘들다. 국내 누리꾼보다 중국의 반일감정을 더 고려했다는 해명도 궁색해 보인다.

송나라 구양수의 필설에 ‘한 마디의 말이라도 한번 입을 떠나면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로도 쫓기 어렵다(一言旣出, 駟馬難追)’ 라는 대목이 있다. 말을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얘기다. 항차 개인도 아닌 270만 경북도민을 대표하는 경북도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외국 지방자치단체에 섣불리 초청장을 발송한 뒤, 이를 다시 거두어 들이는 상황에서야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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