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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군청 말 믿고 투자했다 10억 날릴 판”

등록 2008-03-26 21:22

정동석(45·대구 달성군 현풍면)씨
정동석(45·대구 달성군 현풍면)씨
달성군, 논에 정비공장 건설 내인가…뒤늦게 “정식허가 어렵다”
공장 추진 정동석, ‘오락가락 행정’ 피해보상 요구
군청쪽 “서류 검토 제대로 않고 내인가 내준 듯”

“행정기관을 믿고 시설투자를 했다가 10억원이 넘는 돈을 날리게 됐습니다.”

정동석(45·대구 달성군 현풍면)씨는 최근 달성군청에서 “도저히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전화를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군청의 말을 믿고 5년 동안 빚까지 내 1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했는데 어디 가서 보상을 받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자동차 정비기사로 20년 동안 일해 온 정씨는 ‘평생 꿈’인 정비공장을 짓기 위해 5∼6년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대리 논 1914㎡(600여평)를 2억원에 사들였다. 1년 6개월 동안 달성군청을 찾아가 각종 서류와 인허가 관련 업무를 질의한 끝에 허가를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2004년 7월에는 정식 허가에 앞서 내인가를 받아낸 뒤 건물을 짓고 공장 기계를 들여놨다. 올해 들어서는 건축 허가와 건축물 사용승인까지 마쳤고 한달전에는 직원 2명도 채용해 모든 준비를 끝냈다. 하지만 ‘허가 불가’ 통보를 받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걸핏하면 경제가 우선이라거나,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떠들어 놓고 이럴 수가 있느냐”며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대구시 등에 진정을 했다.

달성군은 사정은 참 딱하지만 허가를 내주는 것은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정비공장은 반드시 적어도 5㎥가 넘는 규모의 도장시설을 갖춰야 하나 정씨의 공장 터는 농업보호구역이어서 오염시설인 도장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당시 민원인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만든 인허가 업무 총괄부서인 ‘허가과’에서 내인가를 내줬다”며 “자동차 정비공장 업무의 전문부서가 아니어서 서류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내인가를 내준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달성군 허가과는 지난해 3월 폐지됐다.

이종진 달성군수는 “내인가를 내줄 때 제시한 조건을 정씨가 이행하지 못해 정식 허가를 내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씨는 “처음부터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했으면 시설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달성군이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민원을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 박양규 조사관은 “현재 서류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장조사 착수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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