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초등생 사교육비 학교교육비 10배넘어

서신동 ㅅ교 조사…1인당 3개이상 학원다녀…

주부 강아무개(37)씨는 최근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를 수학 전문학원에 보내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려 했지만, 고지식한 남편이 “초등학생이 무슨 선행학습이냐”며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요즘 추세”라며 남편을 겨우 설득했다.

전주시 서신동과 중화산동 등 사교육이 성행하는 지역 초등학생들은 하루에 평균 학원 3곳을 다니고, 부모들은 사교육비로 월 평균 21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 서신동 ㅅ초등교가 최근 전교생 1522명을 조사한 결과, 이 학교 전교생이 달마다 학원비로 3억1천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이 학교가 교육활동비(인건비를 뺀 표준교육비)로 연간 사용하는 2억5천만원의 10배(30억원)를 넘는 액수다.

조사대상에 빠진 학습지와 과외 등을 포함하면 부모들이 사교육비에 지출하는 금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는 3007명이 선행학습(상급학교 교과) 및 교과와 관련한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응답했다. 어린이 1명이 3개 이상(예체능 포함)의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1인당 평균 수강료는 7만원(1과목)이다.

3007명 중에서 447명이 교과 선행학습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영어(회화·작문) 579명, 수학(속셈 등) 307명, 국어(논술·웅변) 203명, 과학(실험·조립·영재) 146명, 기타 1048명 등 일반 교과와 관련한 학원이 2283명으로 나타났다.

한문 228명, 중국어 23명, 일본어 8명, 기타 18명 등 외국어학원이 277명으로 조사됐으며, 예체능 특기 적성 학원은 음악 740명, 체육 265명, 미술 204명, 컴퓨터 197명, 무용 18명, 기타 8명 등 1432명으로 집계됐다.

어린이들은 하루 평균(토·일요일 제외) 4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고, 1주일에 평균 21.8시간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아무개(42·전주시 효자동)씨는 “학부모들이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경향까지 감안하면 실제적으로는 1명당 사교육비가 100만원도 넘는 등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교때 중·고교 과정을 미리 배워 각종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화려하지만, 고교때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며 부작용을 경계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