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도 돌려…도선관위 ‘사전운동’ 조사
경북 김천시의회가 박팔용 김천시장의 도지사 출마를 권유한 뒤 기자들에게 그 내용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돌린 사실이 알려져 입방아에 올랐다.
김천시의회는 지난 18일 경북도청·도의회 등 출입기자 42명에게 우편으로 보도자료를 보냈다. 이 보도자료에는 지난 13일 열린 의정 간담회에서 3선 임기가 끝나는 박팔용 시장에 대해 시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도지사에 출마하도록 권유했다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김정국 시의회 의장은 “박 시장이 3선 임기가 끝나면 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한적이 있다”며 “시의원과 대다수 시민들이 박 시장의 출마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므로 분명한 답변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시장은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반장 선거보다 쉬운 현 선거체제 하에서는 출마의 뜻이 없다”며 “연말께 가서 뜻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의원들도 박시장의 출마를 권유하는 발언과 박수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담회가 끝나자 김천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사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지역 언론인들에게도 배포했다. 또 시의회도 이 자료를 지난 18일 우편으로 다시 발송하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시의회 관계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이 심한데 우리는 사이좋게 힘을 합쳐 일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료를 배부했다”고 해명했다.
또 자료배포를 지시한 김정국 김천시의회 의장은 “일부 지방지에 보도된 내용을 중앙지 등 다른 기자들도 모르면 안될 것같아 이 사실을 알리라고 지시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 의회가 시장을 도지사에 출마하도록 공개적으로 결의하고 이 내용을 홍보물로 만들어 배포한 행위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김천/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김천/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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