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공처리시설 추진에 처리업체 13곳 반발
나흘째 수거 안돼 곳곳 쌓여…장기화 조짐
나흘째 수거 안돼 곳곳 쌓여…장기화 조짐
대구시내 음식물 쓰레기가 사흘 동안 처리되지 않아 9일 일부 아파트 지역을 중심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구 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업체 13곳은 지난 7일 새벽부터 음식물 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거부했다. 처리업체들은 대구시가 2011년까지 하루 300t 규모의 음식물 쓰레기 공공처리시설을 짓기로 하자 백지화를 요구하며 수거 거부에 들어갔다. 처리업체 대표들의 모임인 ‘음식물 폐기물 자원화협회 영남권협의회’ 최성근 회장은 “엄청난 돈을 들여 공장시설을 잔뜩 늘려 놨는데, 대구시가 느닷없이 공공처리시설을 짓겠다고 나섰다”며 “이 시설이 완공되면 처리업체의 90%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ㅂ아파트 등 달서구 지역에서는 지난 8일 이후 이틀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아 곳곳에 음식물 쓰레기가 검은 봉지에 쌓인 채 산더미처럼 쌓여 주민들이 악취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권태형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업체들이 반발하지만 2013년 음식물 쓰레기 해양 투기 금지에 대비해 지자체의 공공처리시설 건설 계획은 반드시 필요하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혀 음식물 쓰레기 사태가 수성구, 동구, 서구 등 대구시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장기화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지금까지 하루 음식물 쓰레기 680t 가운데 530t은 민간업체에 맡기고 나머지 150t은 신천하수병합처리장에서 처리해 왔다. 그러나 수거 거부 사태가 발생한 뒤 신천처리장 능력을 하루 400t으로 늘리고 성서소각장에서도 하루 100t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현재 업체 대표들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타협의 실마리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며 “시민들이 약간 불편하더라고 음식물 쓰레기의 물기를 완전히 뺀 뒤 버려 달라”고 당부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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