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대현씨 부부가 중증 장애인을 돌보며 가족의 정을 나누고 있다. 포스코 제공
4년 걸려 얻은 중증장애인 둥지 포항과 영덕간 동해안 국도를 따라가다 부경온천 쪽 한적한 시골길로 접어들면 야트막한 산중턱에 집 두채가 서 있다. 이곳이 성대현(51·포스코 직원), 조영희(45)씨 부부가 운영하는 ‘두무치 공동체( www.dumuchi.com )’소속 베들레헴 공동체이다. 올 4월 문을 연 이 공동체에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려는 이 부부의 작은 사랑이 곳곳에 배어있다. 성씨가 10여년전 심근경색으로 전신이 마비됐다가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고 나서부터 이들은 이웃사랑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조씨는 “그 때 우리 부부는 덤으로 귀중한 삶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남을 위해 남은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 몇년 뒤 포항지역의 구족화가 이상열씨(61)를 만나면서 이들은 중증장애인을 돕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선 하루도 지탱할 수 없는 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되어 주고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이들은 장애인들이 인간적이고 가족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뜻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두무치 패랭이’ 공동체(회장 성대현)를 구성했고, 이들과 함께 살 터전을 만들게 됐다. 심근경색 죽을 고비 넘긴
성대현·조영희씨 부부
집 팔고 퇴직금 보태 마련 하지만 마땅한 장소와 재원도 넉넉하지 않았다. 살고 있는 집을 팔고 회사에서 받은 중간정산 퇴직금을 보탰으나 그래도 부족했다. 다행히 이 소식을 들은 많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건물을 짓게 되었고, 이를 베들레헴 공동체라고 이름붙였다. 성씨 부부는 현재 이상열 씨를 비롯해 세명의 중증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들의 수발을 들고 취미활동과 인터넷 등을 돕는 것이 성씨 부부의 하루 일과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부부가 이들에게 가장 많이 주는 것은 가족적인 사랑이다. 중증장애인 이동양씨(56)는“이 곳에 들어 온 것은 내게 너무 큰 축복이다”며, 들어오지 못한 분들께 미안하고, 혹시나 이 행복이 깨질 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성씨의 직장동료와 부인 등 40여명도 자원봉사자로 돕고 있다. (054)262-7267. 포항/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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